백혈병 한국 여아, 3국 공조 속 코로나 봉쇄 뚫고 무사 귀국

입력 2020-05-05 23:00 수정 2020-05-05 23:45
백혈병에 걸린 한인 어린이가 4일 인도 뉴델리에서 탑승한 일본항공(JAL) 특별기의 모습. JAL 제공/연합뉴스

인도에서 급성백혈병에 걸렸지만 코로나19에 따른 하늘길 봉쇄로 귀국하지 못하고 있던 한인 어린이 환자가 한국, 일본, 인도 등 3국의 공조 속에 5일 무사 귀국하는 데 성공했다.

주인도 한국대사관 등에 따르면 A(5)양은 어린이날인 이날 오후 도쿄 나리타공항에서 인천공항으로 입국했다. 전날 밤 인도 뉴델리에서 일본항공(JAL) 특별기를 타고 출발한 A양은 도쿄 하네다공항에 도착했다가 나리타공항으로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델리에서 도쿄까지 약 6000㎞, 다시 나리타공항에서 인천공항까지는 약 1200㎞로 1박2일간 총 7000㎞가 넘는 거리를 이동해 한국으로 돌아온 것이다.

어린이날의 기적은 한국과 일본, 인도 3국의 협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인도 주재원의 딸인 A양은 급격한 건강 악화로 지난 2일쯤 현지 병원에 입원했다. A양의 가족은 한국에서 치료를 받길 바랐지만 한국행 항공편을 구할 수가 없었다. 인도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고자 지난 3월 말부터 국가 봉쇄령을 시행하고 있어 모든 국제선 항공편이 막혔기 때문이다.

A양의 딱한 사연이 현지 한인회를 중심으로 퍼지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올라오자 주인도 한국 대사관이 나섰다.

한국 대사관은 3일 인도 주재 각국 외교단에 도움 요청을 보냈고 이중 일본 대사관이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4일 일본 정부가 띄우는 특별 비행편이 있어 거기에 A양 가족들을 태우면 된다는 것이었다. 한일 외교당국이 협력하고 여기에 항공사, 한인회, 병원 등이 힘을 보태면서 A양 귀국 논의는 급물살을 탔다. 이후 인도 정부가 특별기 운항을 허가하면서 코로나19로 꽁꽁 막혔던 하늘길이 A양을 위해 열렸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