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 도취적이고 무능한 트럼프와 공화당, 코로나 대응실패 불렀다”

입력 2020-05-05 21:59
노벨 경제학상 수상 경력자 폴 크루그먼 교수

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지 못한 원인은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의 뿌리 깊은 무능에서 찾을 수 있다고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미국 뉴욕시립대 교수가 주장했다.

뉴욕타임스(NYT)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는 크루그먼 교수는 4일(현지시간) NYT에 기고한 글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몇 달 간 코로나19의 위험성을 매주 총체적으로 최소화하고 있다고 자평한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을 두고 “자아가 너무 연약해 스스로 저지른 잘못은 절대 인정하지 못해 징징거리는 어린아이 같은 남자”라며 “잘못을 절대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을 조심해야 한다”고 강하게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 연합뉴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월 말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가 10만명 이상 나올 것이라는 예측에 불만을 드러내며 엉뚱하게도 보건 지식이 없는 케빈 해싯 백악관 경제 선임 보좌관이 이끄는 팀에 코로나19 사망자 규모 예측을 맡겼다는 워싱턴포스트(WP) 기사를 소개했다.

해당 분석이 내놓은 코로나19 사망자 규모 예상치는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못했다는 게 WP 기사의 핵심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4월 중순만 해도 미국 내 코로나19 사망자 규모를 5만∼6만명 수준으로 예상했다가 5월이 되자 2주 만에 10만명으로 전망치를 크게 늘렸다고 CNN 방송은 보도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해싯 보좌관이 전염병과 관련한 경험이 전무한데다 경제학자로서도 “흥미롭게도 결코 오류를 인정한 적 없다”며 실수를 인정하거나 실수에서 배우기를 거부하는 인물이라고 단언했다.

2000년대 중반에는 ‘부동산 거품이 없다’는 주장을, 2010년에는 ‘연방준비제도의 경제구조 노력이 인플레이션을 부른다’는 주장을, 2017년에는 ‘트럼프의 세금 인하가 기업 투자를 크게 증가시킨다’고 주장했는데 모두 오류로 드러났어도 잘못을 인정한 적이 없다고 크루그먼 교수는 분석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미국이 왜 그렇게 코로나19에 형편없이 대응하고 있는지 이해해보려는 사람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인 결함에 집중할 뿐 그가 이끄는 당을 보고 있지 않다”며 “전문가들을 무시하고, 무능한 충성파들을 선호하며, 경험에서 배우지 못한다는 것이 현대 공화당의 흔한 운영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자아도취적이고 유아적인 성격”에 대해서는 “(공화당에서) 특출난 것은 아니다”라며 “(미국에서) 수많은 불필요한 죽음을 초래한 것은 트럼프의 잘못이라기보다는 미국 우파의 계속된 지적 저하”라고 덧붙였다.

이성훈 기자 tell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