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원내대표 경선이 주호영 권영세 이명수 김태흠 후보 간 4파전 구도로 좁혀졌다. 판세는 아직 안갯속이다. 4·15 총선 참패로 기존의 계파 구도 자체가 깨지면서 역대급 예측불허 레이스가 펼쳐지고 있다.
오는 8일 치러지는 경선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이유는 초·재선 당선인들의 표심을 섣불리 예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뚜렷한 계파색을 드러내지 않는 초선 40명과 재선 20명은 통합당 전체 당선인 84명 중 71.4%를 차지한다. 과거 경선은 친박근혜, 비박근혜 등으로 나뉘어 계파 간 세 대결 양상을 보였지만 이번에는 그런 구도가 희미해진 것이다.
당 안팎에선 “최대 계파는 초선” “표 계산이 불가능한 첫 경선”이라는 말도 나온다. 한 초선 당선인은 “초선들이 어느 한 쪽으로 마음이 기운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선거 당일 정견 발표와 토론이 당락을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대결 구도로 가더라도 경선 결과를 장담하기는 어렵다. 당선인들이 가장 많은 곳은 영남권(56명)이다. 영남 몰표가 나온다면 대구 수성갑에서 당선된 주호영 의원이 유리할 수 있다. 하지만 영남권의 한 당선인은 “영남 지역 당선인 중에서도 이제는 영남 시각을 벗어나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주 의원은 5일 “여당이 숫자의 힘으로 밀어붙일 때 우리가 대응할 수 있는 것은 논리성과 전문성”이라며 원내수석부대표, 정책위의장, 특임장관 등을 지낸 경험을 내세웠다. 권영세 당선인(서울 용산)은 서울 강북의 유일한 통합당 당선인이라는 점을 어필하며 “보수 지지층도 중요하지만 외연을 넓혀야 2년 뒤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관전 포인트는 어느 후보의 당 수습책이 선택되느냐다. 주 의원과 권 당선인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에 찬성 의사를 밝혔고, 이명수 김태흠 의원은 비대위 체제가 아니라 당대표 중심의 쇄신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하지만 네 후보 모두 21대 당선인들의 의견을 모아 지도체제 문제를 결정하겠다는 점을 최근 강조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지도체제 문제에 대한 후보 각자의 견해는 분명히 있지만, 경선을 앞둔 상태에선 자기색깔보다 중지를 모으겠다는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수 의원은 “합리적인 정책으로 국민 화합을 이끌 수 있는 원내지도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태흠 의원은 “이번 경선은 후보 개인의 정치적 입지를 위한 징검다리가 아니다. 당을 새롭게 바꿔나갈 개척자를 뽑는 선거”라며 개척자를 자임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