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5일 어린이날을 맞아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마인크래프트’ 게임 캐릭터로 변신했다.
청와대는 이날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마인크래프트로 분해 청와대를 소개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앞서 청와대는 매년 5월 5일에 어린이들을 청와대로 초청했지만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게임 영상으로 행사를 대체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어린이날 야외행사는 못 하지만 온라인 공간에서는 마스크를 벗고 더 많은 친구들과 마음껏 뛰어놀았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제작됐다”고 설명했다.
영상에는 마인크래프트의 형식을 활용해 문 대통령 부부 캐릭터가 청와대 전경과 내부를 소개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다만 보안을 필요로 하는 시설들은 영상에서 제외했다고 한다.
영상은 온라인 수업을 듣고 있는 크리에이터 ‘도티’ 캐릭터 등장으로 시작한다. 도티가 의문의 초대장을 받아들고 나서 청와대 여행이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청와대 본관 앞 푸른 잔디밭에 도착한 도티를 비롯한 어린이들 앞에는 군악대의 연주 속 환영 무대가 펼쳐진다. 가수 지코의 ‘아무 노래’ 반주에 맞춰 국악 버전의 노래가 흘러나온다.
이후 문 대통령 부부 모습의 캐릭터 안내에 따라 본관 내부부터 시작해 집무실 등을 구경한다. 영상에는 문 대통령 부부의 고양이 ‘찡찡이’의 모습도 볼 수 있다. 문 대통령 부부는 자기소개를 시작으로, 어려운 상황 속에도 씩씩하고 밝게 이겨내고 있어 자랑스러운 어린이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보고 싶은 우리 어린이 여러분을 이곳으로 초대했다”며 “이곳에서는 마스크를 벗고 친구들의 웃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껏 뛰어놀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분들이 잘 참아준 덕분에 우리는 조금씩 코로나를 이겨내고 있다”며 “여러분도 TV에서 봤겠지만 간호사, 의사 선생님들은 물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은 분들이 코로나와 싸우고 있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어른들도 여러분처럼 처음 겪어보는 코로나를 이기기 위해 애쓰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달라”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함께 이겨내다 보면 우리는 더 강해지고 우리 어린이 친구들이 가진 꿈도 꼭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 여사도 어린이들에게 “요즘 마스크를 쓰고 생활하느라 답답하죠”라고 물은 뒤 “마스크를 잘 쓰고 손을 깨끗이 씻는 것 역시 코로나를 이기는 중요한 방법”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 부부는 “우리 국민 모두는 코로나를 이기는 영웅”이라며 “2020년, 오늘의 자랑스러운 여러분을, 우리를 기억하자”고 힘주어 말했다.
영상 마지막 장면에는 문 대통령 부부 실제 모습이 공개된다. 문 대통령은 “이 영상이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어린이 여러분에게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 여사는 “참고 견디는 여러분들이 너무 자랑스럽다”고 했다.
한편 청와대는 이번에 제작한 ‘청와대 마인크래프트 맵’을 오픈소스로 무료로 공개할 예정이다. 마인크래프트 이용자 누구나 청와대 가상공간을 직접 체험할 수 있게 된다. 30명의 제작진이 일주일 간 시간을 투자해 개발했다.
마인크래프트는 다양한 블록을 이용해 건축물을 비롯한 가상의 세계를 만든다는 점에서 레고와 흡사해 ‘게임게의 레고’로 불린다. 특히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에는 비디오게임을 넘어 코딩 교육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