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완화? 한 달 뒤 美신규 확진자 8배 늘어날 것”

입력 2020-05-05 09:5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면 한 달 뒤에는 일일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뉴욕타임스는 4일(현지시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작성한 내부보고서에서 이달 말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하루에 20만명씩 나오고, 사망자도 하루 3000명씩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현재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하루 2만5000명 선인데 한 달 뒤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가 8배 가량 늘어나고, 현재 1750명선인 하루 사망자도 2배 가량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CDC는 “여전히 부담이 가증되고 있는 카운티들이 많이 남아 있다”면서 5대호 주변, 캘리포니아 남부, 그리고 미국 남동부와 북동부 지역을 지목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경제활동을 재개하면 코로나19 사태가 더욱 악화할 것이라는 냉정한 현실을 반영한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가 공개한 19장 분량의 보고서는 작성 날짜가 명시돼 있지 않았고 일부 공란이 있는 것으로 보아 최종본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다만 4월 30일 카운티별 코로나19 상황을 담은 지도가 포함돼 있는 것을 감안하면 그 이후에 작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백악관은 이 보고서에 대해 “부처 간 분석을 거친 공식 문서가 아니다”라면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저드 디어 백악관 대변인은 “백악관 자료도 아니고, 코로나19 TF에 보고된 자료가 아니며, 관계기관 간 분석을 거친 자료도 아니다”라면서 “미국을 다시 열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단계적 가이드라인은 연방정부 내 최고 보건·감염병 전문가들의 동의를 거친 과학적인 접근법”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가 브리핑에서 자주 인용한 미국 워싱턴대학교 보건계량분석평가연구소(IHME)도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 예상치를 2배 가량 늘렸다. IHME 모델은 4월 17일 발표한 추계 모델에서 누적 사망자가 8월 4일 6만308명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새로 갱신한 모델에선 13만4475명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섣부른 ‘물리적 거리두기’ 완화가 코로나19 재확산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이다. IHME는 “미국 대부분의 주에서 이동이 증가하고 있고 오는 11일 31개 주에서 물리적 거리두기를 완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반영했다”면서 “사람들의 접촉 증가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전파를 촉진시킨다”고 설명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