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를 강간·폭행하고 음주운전으로 사람을 다치게 한 전북대학교 의대생의 출교가 확정되자 시민단체는 “환영할 일이 아니라 당연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28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의대생 성폭력 사건해결 및 의료인 성폭력 근절을 위한 전북지역대책위는 4일 논평을 내고 “반인권적인 폭력을 저지르고 불특정 다수의 생명을 위협하는 음주운전을 한 의대생이 학교에서 징계를 받고 쫓겨났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병원은 사건 발생 이후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고 뻔뻔하게 실습한 가해자의 모습에 고통받았을 피해자와 그런 상황을 알지 못했을 환자와 보호자, 도민에게 사과해야 한다”며 “학교도 향후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 마련을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같은날 전북대 김동원 총장은 징계 대상자인 의과대학 4학년 A씨(24)에 대한 제적 처분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재학생에 대한 징계는 근신과 유기정학, 무기정학, 제적 등 4단계로 나뉜다. 이중 출교를 의미하는 제적은 가장 무거운 벌이다.
A씨는 징계가 확정됨에 따라 국내 의과대학과 의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한 자에게 응시 자격이 주어지는 의사 국가시험을 치를 수 없게 됐다. 다만 과거 성범죄를 저질러 출교당한 서울 모 대학 의대생이 다시 수능을 쳐 다른 대학 의과대학에 입학한 사례는 있다.
A씨는 2018년 9월 3일 전주의 한 원룸에서 여자친구에게 주먹을 휘두르고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재판 결과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또 지난해 5월 11일에는 만취 상태로 자신의 승용차를 운전하다가 신호대기 중이던 차를 들이받는 사고를 내기도 했다. 당시 상대 운전자와 동승자가 부상을 당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