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GP 총격 ‘저자세’ 논란에…군 “北에 강력항의했다”

입력 2020-05-04 16:35
군 당국이 지난 3일 북한의 우리 측 GP(감시초소) 총격 사건에 대한 저자세 논란이 불거지자 사건 당일 대북 전통문을 통해 북한에 직접 강력 항의했다고 4일 밝혔다. 우리 군이 북한을 옹호하는 식으로만 대응하지 않았다는 취지다. 또 군 당국은 북측이 한번에 3~4번씩 연발되는 기관총 종류를 사용했다고 국회 국방위에 보고했다.


군 당국은 안규백 국회 국방위원장에게 “북한 군이 지난 3일 우리 측 GP를 향해 쏜 것은 한 번 당기면 3∼4발씩 연발되는 기관총 종류였으며, 우리 군은 10여발씩 2번 20여발로 대응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군은 GP에 14.5㎜ 고사총과 무반동포 등 중화기를 배치하고 있다. 이번에 발견된 총탄은 14.5㎜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군은 북측의 총격이 이뤄진 당일(3일) 오전 9시35분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수석대표 명의로 대북전통문을 보냈다. 이 전통문을 통해 강력한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 상황의 심각함에 대해 우려를 표했고, 관련 입장도 표명해 달라고 얘기했으며 이 같은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된다는 점도 촉구했다”고 강조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전날 브리핑에선 “상황이 확대되지 않도록 하고 북한의 설명이 있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전통문을 보냈다”고만 언급했다. 합참은 브리핑에서 ‘북측에 항의했다’는 표현은 쓰지 않았다. 군 관계자는 “불필요한 긴장 상태를 만들지 않기 위해 ‘로 키’로 대응하다 오히려 오해의 소지를 낳은 것 같다”고 말했다.

군 당국 설명을 종합하면 우리 군의 대응 수위는 낮지 않았다. 북측이 4발가량을 쏜 데 대해 우리 군은 20여발로 보복했다.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르면 양측은 각각 상대방에 대해 ‘경고방송→2차 경고방송→경고사격→2차 경고사격→군사 조치’ 5단계로 군사적 대응이 이뤄지게 돼 있다. 우발적 충돌을 막기 위해서다. 그런데 우리 군은 현장 지휘관 판단에 따라 대응사격을 먼저 한 뒤 경고방송을 했다.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는 GP에 인력을 파견, 정밀 조사에 착수했다. 유엔사는 당시 상황과 우리 군의 대응 등을 조사해 정전협정 위반 여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북한은 여전히 우리 군의 대북전통문에 답신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대외 선전매체 ‘메아리’는 “남조선은 얼마전 연합공중훈련과 해병대 합동상륙훈련까지 벌였다”며 “외세와 작당해 반공화국 대결소동에 열을 올리는 범죄적 망동부터 걷어치워야 한다”고 우리 측을 맹비난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