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6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세가율은 1년 넘게 하락세였지만 낙폭이 더 가팔라졌다. 지난해 12·16 부동산규제 여파로 인천과 경기 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이 빠르게 치솟으면서 전세 가격 상승률을 압도했기 때문이다.
4일 KB국민은행 리브온 월간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경기·인천을 포함한 수도권의 아파트 전세가율은 65.1%로 나타났다. 이는 2014년 3월(64.6%) 이래 6년 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율은 2018년 10월 70% 아래로 내려왔고, 지난해 1월부터 1년 4개월 내내 떨어졌다.
최근에는 12·16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서울 강남에서 시작된 풍선효과의 영향으로 인천과 경기 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이 오르면서 전세가율도 더 가파르게 내려갔다. 인천의 전세가율은 지난해 75%대를 유지하다가 지난 2월 74.7%까지 떨어지더니 이어 3월 73.6%, 4월 73.1%로 4개월 연속 하락세였다.
경기 지역 전세가율도 지난해 11월 72.0%에서 5개월 연속 하락했다. 특히 지난 3월에는 전세가율이 69.8%를 기록하면서 5년 1개월 만에 70%의 벽이 무너졌다. 아파트 매매가격이 크게 올랐던 수원과 성남 수정구, 안양 만안구, 부천, 용인 기흥·수지구, 의왕, 화성 등이 경기 지역 전세가율 하락을 이끌었다.
반면 부동산 규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아파트 매매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선 서울에서는 전세가율 하락도 멈췄다. 서울 전세가율은 지난 2월부터 3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해 지난달에는 57.4%까지 떨어졌다. 이 기간 서울 지역 아파트 매매가격도 강남을 시작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