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코로나 치료제 ‘렘데시비르’ 이번 주 美서 투약

입력 2020-05-04 15:56 수정 2020-05-04 16:31
렘데시비르 제조사인 길리어드사이언스의 대니얼 오데이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AFP 연합뉴스

코로나19 치료제 ‘렘데시비르’가 이번 주 미국 내 응급환자들에게 처음 투약된다.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의 치료에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얼마나 많은 환자들이 혜택을 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렘데시비르 제조사인 길리어드사이언스의 대니얼 오데이 최고경영자(CEO)는 3일(현지시간) 미국 CBS 방송 프로그램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미국 전역에 있는 가장 위급한 환자들에게 약을 배급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정부와 협업해 어느 도시가 가장 취약한지, 어디에 있는 환자들이 약을 가장 필요로 하는지 정한 뒤 이번 주 초 환자들에게 주려고 한다”고 밝혔다.

스티븐 한 미 식품의약국(FDA) 국장은 앞서 지난 1일 코로나19에 감염돼 병원에 입원 중인 중증 환자들을 치료하는 목적으로, 정맥 주사를 통해 투약하는 방식에 한해 렘데시비르 사용을 승인 받았다고 발표했다. 이날 길리어드는 “입원 환자 외에 일반 환자에게 정맥 주사가 아닌 흡입 형태로 투약할 수 있는지도 연구 중”이라고 전했다.

길리어드는 초기 생산분 약 150만병을 기부한 상태다. 렘데시비르를 사용하는 치료에는 환자에 따라 5일 또는 10일 코스가 적용된다. CBS는 “치료 코스에 따라 10만~20만명이 치료받을 수 있는 분량”이라고 밝혔다.

오데이는 “인류의 고통과 치료제의 필요성을 알고 있기에 내린 결정”이라면서 “환자들에게 투약되는 데 방해가 될 요소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해서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주 초 수만명을 치료할 수 있는 분량의 렘데시비르를 선적하기 시작할 것이며, 연방 정부는 중환자실 상황과 바이러스 확산 추이 등을 기준으로 약을 어디로 보낼지에 대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길리어드는 오는 10월까지 50만명, 연말까지 100만명을 치료할 수 있는 분량의 렘데시비르를 생산하는 것이 목표라고 지난 1일 밝혔다. 올 하반기엔 미국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에서도 렘데시비르가 사용될 것으로 길리어드는 기대하고 있다. 다만 수출을 위해서는 해당 국가의 규제 관련 승인이 필요하다.

오데이는 “우리는 미국 정부 및 전 세계 여러 정부들과 면밀히 협업하고 있다”면서 “연방 정부가 미국 내 사용을 우선 순위에 두도록 강제한 것은 아니지만, 미국 환자들에게 필요한 분량을 우선 할당하고 나서 글로벌 제약사로서 전 세계 다른 나라에 약품을 공급하는 방안을 의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 정부도 렘데시비르 수입 여부를 조만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3일 정례브리핑에서 “렘데시비르에 대해선 구체적인 임상연구, 임상시험 결과가 반영돼야 할 것”이라면서 “효과가 어느 정도 인정된 경우 신속하게 도입할 수 있는 방법을 보건복지부, 식약처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미 국립보건원(NIH)이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렘데시비르는 일부 코로나19 환자들의 치료기간을 4일 가량 단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CBS는 전했다. 그러나 CNN 방송은 “렘데시비르가 중증 환자들의 치료 기간은 줄였지만 사망 여부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진 못했다”고 보도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