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망설을 제기했던 미래한국당 지성호 당선인이 결국 “제 자리의 무게를 깊이 느꼈다”면서 사과했다. 김 위원장 위중설을 주장했던 태영호 미래통합당 당선인이 사과한 데 이어 두 번째 이뤄진 공개 사과다.
지 당선인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먼저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지난 며칠간 곰곰이 제 자신을 돌이켜봤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공인으로서 신중하게 처신하겠다”며 “국민들께서 제게 기대하시는대로 오로지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일꾼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다.
지 당선인은 지난 1일 언론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의 사망을 99% 확신한다”며 “김 위원장이 심혈관질환 수술 후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싶었는데 지난 주말에 사망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100%는 아니고 99%라고 말씀드릴 정도”라며 “(김 위원장 사망 후) 후계 문제로 복잡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도 했다. 지 당선인은 “과거 김일성 김정일 유고 발표를 볼 때 이번 주말쯤 북한이 김정은 사망을 발표하지 않을까 싶다”면서 “발표가 너무 늦어지면 후계 문제와 관련해 내홍을 겪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 당선인은 4일 오전 입장문을 내고 “지난 이틀 동안 많은 질책을 받으면서 제 말 한마디가 미치는 영향을 절실히 실감했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국민 여러분께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태 당선인은 “국민 여러분이 저 태영호를 국회의원으로 선택해주신 이유 중 하나가 북한 문제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전망에 대한 기대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이 컸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국민 여러분의 질책과 무거운 책임감을 뼈저리게 느낀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더욱 신중하고 겸손한 의정활동을 펼쳐 나가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했다.
태 당선인은 지난달 28일 미국 CNN방송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이 스스로 일어서거나 제대로 걷지 못하는 상태”라고 주장했지만 김 위원장이 20일 만에 등장하면서 여권의 집중 포화를 맞았다. 특히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깨끗하게 사과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이 상황에서도 근거 없는 주장을 한 것은 상당히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태 당선인이 김 위원장의 공개 석상 복귀 이후에도 “김정일이 짧은 거리도 걷기 힘들어 사용하던 차량이 다시 등장한 것을 보면서 의문은 말끔히 지워지지 않았다”고 말한 점을 다시 문제 삼은 것이다.
김부겸 민주당 의원은 태·지 당선인을 향해 “국회 국방위나 정보위에는 절대 들어가지 말아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아래는 지 당선인 입장 전문.
안녕하세요, 지성호입니다.
먼저,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지난 며칠간 곰곰히 제 자신을 돌이켜봤습니다.
제 자리의 무게를 깊이 느꼈습니다.
앞으로 공인으로서 신중하게 처신하겠습니다.
국민들께서 제게 기대하시는대로 오로지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일꾼이 되겠습니다.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립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