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사무국과 선수협회가 격리 운영되는 ‘애리조나 플랜’보다 경기 수만 줄이는 ‘시즌 축소’ 방안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6월 말, 혹은 7월 초 개막이 제시되고 있다.
미국 CBS스포츠는 4일(한국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개막이 연기된 상황에서 애리조나 플랜과 같은 대안은 시행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다”며 플로리다주 지역매체 탬파베이 타임스의 하루 전 보도 내용을 인용했다.
탬파베이 타임스는 전날 “6월 말이나 7월 초에 개막해 팀당 최소 80경기를 소화하는 방안이 MLB 사무국과 선수협회에서 가장 선호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메이저리그는 정상적인 상황에서 정규리그에 팀당 162경기를 편성한다. 80경기는 기존 편성에서 반토막을 낸 숫자다.
애리조나 플랜은 30개 구단이 미국 서남부 내륙에 있는 애리조나주로 집결해 무관중으로 정규리그를 시작하는 방안을 말한다. 플로리다주도 이 계획을 실행할 곳 중 하나로 제시됐다. 이 계획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는 메이저리그의 개막을 앞당길 최선책으로 제시됐고,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의 ‘간판’인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의 지지를 얻으면서 한때 탄력을 받는 듯 했다.
문제는 선수에게 비인간적인 리그 일정 소화 방식에 있다. 애리조나주 지형의 상당수는 사막이다. 사막지대에 고립돼 수개월간 경기장과 호텔만 오가야 할 선수의 입장에서 애리조나 플랜은 마냥 반가울 수 없다. LA 에인절스 강타자 마이크 트라웃, LA 다저스 에이스 투수 클레이튼 커쇼 같은 스타플레이어가 애리조나 플랜에 반발했다.
탬파베이 타임스의 보도를 보면 애리조나 플랜은 사실상 배제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애리조나 플랜보다 기존대로 각각의 홈구장에서 경기하되 리그를 축소하는 방안에 무게를 실은 셈이다. 이 과정에서 내셔널·아메리칸으로 나눈 양대 리그만 유지하고 동부·중부·서부로 나눈 지구는 일부 재편될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CBS스포츠는 “각각의 홈구장에서 경기하는 장점이 명백하다. 선수와 관계자들은 자택에서 거주할 수 있고, TV 중계도 수월할 수 있다”며 “결국 관중 입장도 홈구장에서 경기할 때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