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위중설을 제기했던 태영호 미래통합당 국회의원 당선인이 결국 사과했다. 태 당선인은 4일 입장문을 내고 “지난 이틀 동안 많은 질책을 받으면서 제 말 한마디가 미치는 영향을 절실히 실감했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국민 여러분께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태 당선인은 지난달 28일 미국 CNN방송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이 스스로 일어서거나 제대로 걷지 못하는 상태”라고 주장했지만 김 위원장이 20일 만에 등장하면서 여권의 집중 포화를 맞았다. 특히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깨끗하게 사과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이 상황에서도 근거 없는 주장을 한 것은 상당히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태 당선인이 김 위원장의 공개 석상 복귀 이후에도 “김정일이 짧은 거리도 걷기 힘들어 사용하던 차량이 다시 등장한 것을 보면서 의문은 말끔히 지워지지 않았다”고 말한 점을 다시 문제 삼은 것이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인은 4일 MBC라디오 방송에 나와 태 당선인과 미래한국당 지성호 당선인에 대해 “의원으로 활동하다 보면 1급 정보들을 취급하게 될 텐데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윤 당선인은 “두 분은 공인이다. 단순한 탈북인이 아니라 이제 대한민국 입법부 국회의원이라면 말 한마디의 무게가 다르다”며 “저잣거리에서 수다를 떨면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실수는 할 수 있다. 그럼 곧바로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를 하는 게 맞다”고도 했다.
김부겸 민주당 의원은 태영호·지성호 당선인을 향해 “국회 국방위나 정보위에는 절대 들어가지 말아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지 당선인은 지난 1일 “지난 주말에 (김 위원장이) 사망한 것을 확인했다. 이번 주말쯤 북한이 김정은 사망을 발표하지 않을까 싶다”고 주장했다. 현재까지 그는 사망설에 대한 명확한 해명이나 사과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원유철 미래한국당 대표는 “(지 당선인 발언은) 당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는 것을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아래는 태 당선인 입장문 전문.
김정은 등장 이후 지난 이틀 동안 많은 질책을 받으면서
제 말 한마디가 미치는 영향을 절실히 실감했습니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국민 여러분께 사과 말씀드립니다.
국민 여러분께서 저 태영호를 국회의원으로 선택해주신 이유 중
하나가 북한 문제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전망에 대한 기대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이 컸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국민 여러분의 질책과 무거운 책임감을 뼈저리게 느낍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더욱 신중하고 겸손한 의정활동을 펼쳐 나가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