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인데 왜 운전하냐” 10대 뺑소니들의 황당 답변

입력 2020-05-04 10:18
MBC ‘실화탐사대’ 캡처

지난달 22일 MBC ‘실화탐사대’에서 다룬 대전 뺑소니 사건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회자되면서 네티즌들이 분노했다.

앞선 방송에서는 대전 뺑소니 사건 이후 10대 운전자와 동승자들의 반성없는 태도를 다뤘다. 대전동부경찰서에 따르면 당시 운전자를 비롯한 차량 동승자 8명은 사고 현장에서 도망을 갔다. 그 중에 6명은 검거가 됐지만 2명은 검거되지 못했다. 조사 결과, 2명은 세종으로 가서 또 차량을 훔친 후 서울로 간 것으로 밝혀졌다. 검거 당시 현장 블랙박스는 없어진 상태였다.

MBC ‘실화탐사대’ 캡처

이들은 사고 직후 SNS에 글을 올리기도 했다. 차에 동승했던 학생은 범행 관련 기사 링크를 공유했다. 그리고는 “오늘 사고 나서 사람 죽은 이후로 다시는 차 안 탄다. X됐어”라는 글을 썼다. 친구들은 “ㄷㄷ(덜덜)”이라고 댓글을 달았다.

학생은 다른 친구에게 카카오톡 메세지를 보냈다. 그는 “내가 운전한 것도 아니고 우리가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고 뭘 알고 욕하는데”라며 사람들의 비판에 불만을 드러냈다. 다른 학생도 친구에게 “사람 죽임, X 됐어. 대전에서 교통사고 냈는데 사람 죽었어”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

MBC ‘실화탐사대’ 캡처

실화탐사대 제작진은 학생들의 입장을 듣기 위해 차량 동승자 중 한 명에게 찾아갔다. 이 학생은 사고 직후 본인의 연락처가 공개된 것에 대해 “저희 나름대로 반성하고 있고 죄책감도 느끼고 있다”며 “제 핸드폰으로 전화 좀 안 해주셨으면 좋겠다. 피해자분들 마음 이해하고 그런다면 경찰이랑은 연락을 할 수 있게 해야 할 거 아니냐. 어느 정도는 선을 지켜달라”고 말했다.

사고 당일의 모습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당시 차를 훔쳐) 빨간불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갑자기 경찰차가 왼쪽으로 유턴해서 저희 쪽으로 왔다”며 “애들이 다 놀라서 운전자가 그냥 출발을 했다. 그러다가 신호 위반을 해서 오토바이를 들이박았다. 자동차 창문 깨지고 에어백 터지고 그러다가 차가 더 이상 앞으로 안나갔다”고 전했다.

제작진은 불법인 것을 알면서도 왜 운전을 하냐고 묻자 “지금 선배들도 다 무면허로 차를 많이 탄다. 고등학생도 아니고 중학생도 다 타고 다닌다. 그 사람들은 사고만 안 나는 것 뿐이지 다 타고 다니는데 저희는 사고가 나버려서…”라며 말 끝을 흐렸다.

지난 3월 29일 대전의 한 교차로에서 오토바이와 승용차가 충돌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사고를 낸 차는 그대로 도주해버렸고 오토바이를 타고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던 대학생은 목숨을 잃었다.

김지은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