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소녀 감금·성폭행 후 출산…나이지리아 ‘신생아 공장’

입력 2020-05-04 10:06
국민일보 DB

10대 소녀를 유인·성폭행해 출산하도록 한 뒤 신생아를 팔아넘기는 극악무도한 범죄가 나이지리아에서 발생했다.

중동 방송 알자지라는 3일(현지시간) ‘신생아 공장’이라는 제목의 피해자 인터뷰를 보도했다. 피해자는 매매 조직에서 탈출한 17세 소녀 미리암(가명)이다.

미리암은 인터뷰에서 “지난해 1월 물을 얻으려 마디나투 난민촌 근처에 갔을 때 키키라는 중년 여성을 만났다”며 “이 여성은 남동부 은누구 시에서 가사도우미로 일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미리암은 열악한 난민촌을 떠나 도시에서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기대를 했고 친척인 로다(18)에게도 키키를 소개했다.

키키를 따라나선 미리암과 로다는 이틀 뒤 은누구 시에 도착했다. 이후 두 소녀는 음마라는 노년 여성에게 넘겨졌다.

미리암은 인터뷰에서 “음마를 따라 2층 건물에 들어갔는데 층마다 방이 3개씩 있었다. 모두 어린 소녀로 가득 찼고 그들 중 일부는 임신한 상태였다”며 “키키는 그곳이 우리가 일할 곳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어느 날 부터 두 소녀는 각각 방을 배정받았고 밤마다 어떤 남성이 들어와 구타·성폭행을 일삼았다.

성폭행은 매일같이 이뤄졌으며 임신한 뒤에도 반복됐다. 두 소녀는 총으로 무장을 한 남성들이 건물을 지키고 있어 탈출할 수도 없었다.

결국 신생아를 출산한 두 소녀는 아기를 빼앗기고 어디론가 보내졌다. 미리암은 눈을 가린 채 차량에 실려 가다 길거리에 버려졌고 거리를 헤맨 끝에 다시 마디나투 난민촌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미리암의 ‘신생아 공장’ 경험담을 인터뷰한 알자지라는 “인신매매 조직은 신생아를 양부모·아동 노동 작업장·성매매 업자에게 팔려고 소녀를 유인해 성폭행한다”고 보도했다.

이어 “당국이 신생아 인신매매를 수차례 적발했는데도 여전히 발생한다”며 “‘신생아 공장’이 보육원을 빙자해 운영되기도 해 이들에게 아이를 사는 양부모가 인신매매 사실을 모르거나 개의치 않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난민촌의 생활 환경이 조금만 개선돼도 이런 인신매매 범죄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승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