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진영의 경제학자 우석훈 박사가 보수 진영에서 나왔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사망설을 거론하며 “보수의 무능함이 극한에 도달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우 박사는 지난 2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김정은 싫은 것도 알겠고, 정부 싫은 것도 알겠다. 그렇다고 뉴스 제대로 읽고, 사실을 좀 파악하는 능력이 이렇게나 없다는 것을 만천하에 알릴 필요까지 있겠나 싶다”며 “문화적이고 정서적으로 폐쇄적인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뉴스도 제대로 못 보면서 정권을 되찾겠다는 것은 좀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우 박사는 또 “민주당이 썩 잘한다고 말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그렇지만 보수는 그만도 못한다는 것을 보여주기가 어렵다. 뉴스도 제대로 못 보면서 뭘 하겠다고 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글을 맺었다.
앞서 태영호 미래통합당 강남갑 당선인과 지성호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당선인은 김 위원장의 사망설을 주장했다. 하지만 조선중앙방송은 2일 김 위원장이 노동절(5·1절)이었던 전날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사실을 검증하지 않은 태 당선인과 지 당선인을 향한 비판이 쏟아졌다.
우 박사는 지난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도 보수 진영을 비판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정식 명칭인 코로나19 대신 ‘우한 코로나’를 사용하는 인사들을 거론하며 “주로 보수 쪽이고, 태극기 계열인 가능성이 큰 것 같다”며 “반중 혹은 중국 혐오, 정치적 의미는 알겠지만, 그런 의미를 담아 ‘우한 바이러스’라는 말을 쓰면 쓸수록, 보수에 대한 대중적 혐오는 더 강해진다”고 적었다.
우 박사는 이어 “정치적 메시지는 기본적으로 일종의 혐오재다. 우리 편이든 아니든, 피곤한 얘기를 하는 거다. 그런데 혐오까지 붙으면, 그런 사람의 말을 안 듣는 것은 물론이고, 점점 더 고립된다”고 했다.
우 박사는 대중적 혐오를 벗어나려는 진보 진영의 사례도 소개했다. 그는 “진보에도 고착된 대중적 혐오와 관련된 이미지들이 있기는 했다. 대표적으로 민주노총이 애용하던 빨간 조끼다”라며 “민주노총 행사에 나름 운동권들이었던 대학생들을 좀 데리고 갔더니, 조끼 보자마자 부들부들 떨었다”고 회상했다.
우 박사는 또 “‘동지’라는 말이 대표적 운동권 사투리다. 좋은 말이고, 좋은 뜻이 있는데, 일반인은 안 쓰는 말이다. ‘다시는 너와는 대화하고 싶지 않다’는 의미로 상대방은 받아들인다. 어쩔 수 없이, 자주 쓸 수가 없다”며 “좌파는 고립되지 않기 위해서, 운동권 사투리도 내려놓고, 속으로는 기분 안 좋아도 파안대소하려고 노력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한국의 보수들은 ‘우한 바이러스’와 함께 가지 않아야 하는 길로 걸어 들어가는 것 같다”며 “태극기에 뿌리를 둔 한국의 보수가 지금 제일 급한 것은 대중적인 혐오감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닐까 싶다”라고 진단했다.
박준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