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차관 “코로나 경제 충격 이제 시작, 미·중 갈등도…”

입력 2020-05-04 09:37
(서울=연합뉴스) 김용범 기획재정부 차관이 4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이 한국 경제에 비관적 전망을 내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 세계 경제 활동이 급격히 위축돼 ‘V자’ 반등은 어렵다는 것이다. 또 미·중 갈등 재연 조짐도 보인다고 언급했다.

김 차관은 4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강력한 경제 방역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세계 경제가 깊지만 짧은 침체 후 반등할 것이라는 견해와 더 강력한 대공황'(Greater Depression)의 서막이 올랐다는 비관론이 공존하고 있다”며 “실물경제 침체와 실업 등 본격적인 충격은 이제 시작”이라고 경고했다.

향후 발생할 위기 요인으로 국제유가 변동성 확대, 정책 대응 여력이 제한적인 신흥국, 세계화·자유무역 위협 등을 꼽았다. 또 내수·고용 등 민생경제 어려움이 계속되는 가운데 무역수지가 99개월 만에 적자 전환된 점을 들며 “내수-수출 동반 위축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사태는 과거와는 달리 공급-수요와 실물-금융 등이 복합적으로 발생하는 위기라는 것이다.

다만 대응책도 내놨다. 김 차관은 “정부는 전례 없는 경제 전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594조원의 과감한 비상조치를 마련했다”며 “지난주 출범한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중대본)를 구심점으로 경기 회복 시점을 앞당기기 위한 추가 대책 마련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한국판 뉴딜 프로젝트’를 통한 일자리 창출을 언급했다. 디지털 기반 대형 정보기술(IT), 비대면 의료서비스·온라인 교육서비스 등에서 프로젝트 기획을 늘리겠다고 했다. 김 차관은 “우리가 복귀할 일상은 방역이 늘 함께하는 낯선 일상이 될 것”이라며 “방역에서 우리만의 새로운 길을 개척했듯이 경제에서도 선도적으로 위기 상황을 극복하겠다”고 말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