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가 극심한 미국 뉴욕에서 화창한 주말날씨가 이어지자 수많은 시민이 공원으로 쏟아져나왔다. 뉴욕 주지사는 “제발 마스크 만이라도 착용해달라”며 시민들을 향해 호소했다.
앤드루 쿠오모 주지사는 3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외부에 나가더라도 사회적으로 책임감 있게 행동해달라”며 “책임감을 보여주려면 마스크를 써달라. 마스크를 쓰지 않는 것은 주변 사람, 특히 의료종사자들에게 무책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기자회견 동안 “제발 마스크를 써달라”는 발언을 10여차례 되풀이했다.
뉴욕주는 미국에서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심한 곳으로 꼽힌다. 사망자 수가 사흘 연속 300명을 밑도는 등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분명하지만, 미국 내 다른 지역과 비교하면 여전히 압도적인 규모다. 그런데도 미국 내 일부 지역에서 봉쇄 조치를 서서히 완화하는 움직임이 보이면서, 뉴욕주까지 덩달아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을 잊은 듯한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특히 이번 주말 뉴욕 맨해튼의 센트럴파크는 소풍 인파로 북적였다. 잔디밭에 누워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다닥다닥 붙어있었고, 마스크를 낀 사람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쿠오모 주지사는 “코로나19 사태는 끝난 게 아니다. 그저 감소하고 있을 뿐”이라며 “코로나19 사태 이전의 활동으로 되돌아간다면 다시 급속히 확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도 “간단히 운동하면서 신선한 바람을 쐬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너무 오래 머물지 말고 집으로 되돌아가달라”고 말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