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구속 기소)씨의 범행을 도운 ‘부따’ 강훈(19·구속)씨가 이번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질 예정이다. 강씨는 그간 자신이 조씨의 범행에 깊숙이 개입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검찰은 강씨가 박사방 운영에 전반적으로 관여했다고 보고 조씨 만큼의 주도적 역할을 했는지 따지고 있다.
3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디지털성범죄 특별수사 태스크포스는 강씨의 구속기간 만료일인 오는 6일 강씨를 재판에 넘길 예정이다. 강씨는 박사방에서 ‘부따’라는 대화명을 쓰며 피해자 물색·유인과 성착취물 제작·유포, 범죄수익 배분에 이르는 전반적인 과정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강씨 혐의 대부분이 조씨와 겹친다”며 “다만 조씨와 같은 수준으로 볼 수 있을지 여부를 따지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달 17일 경찰로부터 강씨를 송치받은 뒤에도 한차례 구속 기간을 연장하며 활발히 소환 조사해왔다. 검찰은 강씨 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박사방 관련자들이 일정한 범죄의 목적을 위해 지속적으로 활동해온 범죄집단의 측면을 확인했다. 애초부터 강씨 측은 “돈 전달은 나만 한 게 아니다”는 식으로 또다른 행위자가 있었으며 본인은 ‘종범’에 불과하다고 강변해왔다. 조씨의 집에서 발견된 1억3000만원의 범죄수익금에 대해서도 “일부는 관여했겠지만, 대부분은 내가 관여한 액수가 아니다”는 입장이었다.
검찰은 조씨와 강씨 등의 진술을 토대로 50차례 이상 관련자들을 조사했고, 그 결과 총 36명을 범죄단체 조직 및 가입·활동 등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법원에서 최근 관련자 2명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된 것은 이 같은 범죄집단 조직 혐의가 어느 정도 소명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검찰은 박사방 홍보와 성착취물 제작·유포, 범죄수익 전달 등에서 일정 역할을 수행한 유료회원에 대해서도 범죄집단 구성원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다만 현재 압수품 분석과 인적사항 추가 특정 단계이기 때문에 수사결과 발표까지는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구승은 기자 gugiz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