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지난 29일(현지시간) 태어난 자신의 아들에게 자신을 치료해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의료진의 이름을 붙여 존경과 감사를 표했다.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존슨 총리와 그의 약혼녀 캐리 시먼즈 여사는 지난 2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아들의 이름을 윌프레드 로리 니콜라스로 지었다고 밝혔다.
시먼즈 여사는 아들의 사진과 함께 출산 소식을 전하며 ‘윌프레드’와 ‘로리’는 각각 존슨 총리와 자신의 할아버지의 이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니콜라스’는 존슨 총리가 코로나19로 투병하고 있을 당시 그를 치료해준 의료진인 닉 프라이스(Nick Price)와 닉 하트(Nick Hart)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라고 전했다.
존슨 총리는 지난 3월 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증세가 악화해 10일 후 세인트토머스 병원 중환자실에 3일간 입원했다. 존슨 총리는 투병 과정에서 병세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느끼고 자신의 사망에 대비한 사후 대책까지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존슨 총리는 코로나19 치료 과정에서 생사를 넘나드는 경험을 했다. 그는 2일 영국 일간지 ‘더 선’과의 인터뷰에서 “의료진은 나를 살리기 위해 산소를 몇 리터씩이나 투입해야 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내 몸에 선으로 연결된 모니터에는 연신 부정적인 신호가 표시됐다”며 “힘든 시기였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대체 어떡하면 좋을지 감조차 잡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내게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벌어질 것을 대비해 의사들은 수많은 비상 계획을 세웠다”고도 했다.
코로나19에서 회복될 수 있었던 이유를 두고는 “아름답고도 아름다운 진료 덕분”이라며 의료진에게 감사를 표했다.
국가 수장으로서는 최초로 코로나19 감염을 경험한 존슨 총리는 집무에 복귀한 이후 팬데믹 사태 진화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지난 2일에는 봉쇄 조치에 피해를 입은 사회적 약자를 위해 7600만 파운드 규모의 예산을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공공의료기관인 국민보건서비스(NHS)를 필두로는 수천명을 대상으로 한 혈장치료 임상시험이 추진된다.
존슨 총리를 치료한 두 의료진은 총리와 시먼스 여사에게 따뜻한 축하 인사를 보내며 화답했다. 그들은 성명을 내고 “우리의 노고를 이렇게 알아봐 줘서 매우 기쁘다”며 “이 영광을 코로나19 환자를 함께 돌보는 수많은 동료 의료진에게 돌리고 싶다. 존슨 총리와 그의 새 가족이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