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생긴 일상의 변화를 비관하던 한 50대 식당 주인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이 일본에서 발생했다.
3일 NHK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밤 도쿄 네리마(練馬)구에 있는 한 돈가스 식당에서 큰불이 났다. 현장에 쓰러져있던 식당 주인인 54세 남성 A씨가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경찰은 고인이 몸에 기름을 뒤집어쓴 흔적을 발견하고 그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따로 남긴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조사 결과 A씨는 2020 도쿄올림픽 성화 봉송 주자로 선정됐던 인물이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로 대회가 1년 연기되면서 자연스레 성화 봉송도 취소됐다. A씨는 이같은 사실에 실의에 빠져 장래를 비관하는 말을 주변 사람들에게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그는 자신이 운영하던 웹사이트에 “도쿄올림픽 성화 봉송 주자로 선정됐다. 응원 부탁드린다”며 기대감을 자주 드러내왔다. 하지만 모든 계획이 무산됐고 심지어 코로나19 사태로 경제적 어려움이 겹치면서 식당 운영이 힘들어지자 우울증을 앓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언론은 이번 사건이 코로나19 사태를 맞은 일본 사회의 현주소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