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자동차 수출이 급감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미국·유럽 등 주요 수출국의 수요가 줄면서 지난달 자동차 수출액이 대폭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등에 따르면 4월 자동차 수출액은 23억91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37억5200만 달러를 기록했던 지난해 4월보다 36.3% 감소한 수치이며, 글로벌 금융위기가 찾아왔던 2009년 6월(-38.1%)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을 보인 것이다.
올해 자동차 업계는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번지면서 생산·판매에 차질이 생겨 고전하고 있다.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 지난 1월 수출액은 22.2%, 2월엔 16.6%가 감소했다. 3월에는 3%가 반짝 올랐지만, 주요 수출국에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하면서 4월 수출 급감 현상을 막지 못했다.
실제로 지역별 자동차 수출액을 보면 미국이 16.7% 줄어든 8억6000만 달러였다. 유럽도 21.4% 떨어진 4억6000만 달러로 기록됐다.
자동차 부품 업계도 완성차 수출 감소 영향을 받아 큰 타격을 입었다. 지난달 자동차 부품 수출액은 10억22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9.6% 떨어졌다. 특히 미국(1억9000만 달러)과 유럽(1억6000만 달러)이 각각 59.2%, 53.5%씩 줄었다. 중남미(9000만 달러)와 인도(4000만 달러)도 절반 이상인 59.1%와 50.2%가 감소했다.
철강 품목의 수출도 추락했다. 철강 제품의 4월 수출액은 24.1% 떨어진 20억1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글로벌 철강 단가 하락세와 자동차 등 주요 전방산업의 생산 차질이 수요 급감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가장 큰 문제는 5,6월 수출 실적도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업계에선 2분기 찾아온 보릿고개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19가 진전되고 경제활동이 회복세에 접어들더라도 단기간 ‘V자 반등’은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전 세계 자동차 업계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고난의 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세계 5위권 자동차 시장으로 분류되는 인도의 상황도 좋지 않다. 인도자동차제조협회(SIAM)에 따르면 인도의 4월 내수 판매량은 사상 처음 ‘0대’를 기록했다. 인도 정부가 국가 봉쇄 조치를 내리면서 생산·판매망이 모두 멈췄기 때문이다. 인도의 지난해 4월 내수 판매량은 25만대였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