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밥상 만들고 연극·한춤까지…제주 경로당의 변신

입력 2020-05-03 13:08 수정 2020-05-03 16:05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경로당 어르신들이 요리교실에서 배운 건강밥상을 직접 만들어보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제주형 특화프로그램 시범경로당을 확대 운영한다. 제주도 제공

제주지역의 한 경로당에서 어르신들이 웃음 체조를 배우고 있다. 제주도 제공

제주지역 경로당이 배움의 활기가 넘치는 문화·복지 사랑방으로 거듭나고 있다. 성장기 미처 마치지 못한 한글 교육에서 도자기 공예, 건강밥상을 직접 요리하는 할아버지에 이르기까지 어르신들의 욕구와 취향을 저격한 문화 프로그램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제주도는 올해 제주형 특화프로그램 시범경로당을 20곳으로 확대 운영한다고 3일 밝혔다. 지난해 9곳을 시범 지정한 데 이어 올해 11곳을 추가 운영한다.

프로그램도 다양해진다. 시범 첫 해 건강밥상, 도자기, 한춤, 문해교육 등이 이뤄진 데 이어 올해는 미술심리치료, 제주어연극, 중국어, 난타, 웃음교실까지 강좌의 폭이 한층 넓어졌다.

‘제주형 시범경로당 사업’은 마을 경로당의 이용률을 높이고 노년기에 필요한 문화 프로그램을 제공해 어르신들의 건강과 행복을 향상시키는 사업이다.

제주도는 지난해 시범경로당 참여 어르신들의 만족도가 높아 올해 운영 확대를 결정했다. 최종적으로는 경로당의 공적 역할 강화해 최일선 노인복지시설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올해부터는 사회복지사도 배치된다. 제주도는 시범경로당 2곳 당 사회복지사 1명을 배정해 프로그램 진행 상황을 관리하고 어르신들에게 다양한 복지시책을 안내하는 등 길잡이 역할을 해나가도록 할 예정이다. 앞서 시범경로당은 지역적 분포, 프로그램 운영에 적합한 시설 확보 여부, 주민 적극성 등을 고려해 제주 전 지역에서 균형있게 선정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경로당이 어르신들이 담소를 나누거나 식사를 대접받는 소극적 장소로 활용되어 왔다”며 “앞으로는 초고령사회에 대응한 노인여가복지시설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제주도는 총인구(69만6657만명) 중 노인인구가 사상 처음 10만명(10만769명, 14.5%)을 돌파했다. 또 처음으로 노인인구가 유소년인구(9만8922명)를 넘어섰다. 지난해 도내 43개 읍면동 중 노인인구 비중이 20%를 초과해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지역은 17곳으로 40%에 달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