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속 문 여는 공연장들… 내한 공연은 난항

입력 2020-05-03 11:39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3월 열린 피아니스트 발렌티나 리시차의 공연을 기다리고 있는 관객들의 모습. 뉴시스

공연계가 정상화를 위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정부 지침이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생활방역)로 완화되면서 공연장도 속속 문을 열고 있다.

시작은 예술의전당이다. 9일 오후 5시 콘서트홀에서 ‘코로나19 극복 희망 콘서트’를 개최하고 세계적으로 감염병 극복의 모범 사례를 만들고 있는 국내 의료인과 관계기관 종사자 및 가족을 비롯해 일반 시민을 전석 초청할 계획이다. 예술의전당은 안전한 관람을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 공연장 출입 시 체온과 증상을 확인하고 문진표를 작성해 제출하도록 한다. 공연 중에는 ‘한자리 띄어앉기’와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예방 활동을 유지할 방침이다. 이번 공연은 배우 양희경이 사회를 맡고,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 중인 최고의 성악가 바리톤 고성현, 양재무 지휘자가 이끄는 국내 대표 남성 성악 합창단 ‘이 마에스트리’가 참여한다. 현악 앙상블 ‘조이 오브 스트링스’와 전문 타악기 연주자로 구성된 ‘카로스 타악기 앙상블’도 함께 한다.

국립극장도 조심스럽게 현장 공연을 모색하고 있다. 극장 전속단체 국립창극단은 14일부터 24일까지 국립극장 창설 70주년 기념공연으로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무대에 신작 ‘춘향’을 올린다.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으로 지난해 4월 부임한 유수정 감독의 작품으로, 그의 장점인 음악적 섬세함을 극대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춘향’은 만정제 ‘춘향가’를 바탕으로 동초제, 보성소리에서 소리를 가져와 특색 있는 음을 구성했다. 김성국 작곡가가 음악감독을 맡았고, 김명곤 연출가가 극본과 연출을 담당했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국악 브런치 콘서트 ‘정오의 음악회’를 20일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연다. 2009년 첫 공연 이후 상설 편성돼 문턱이 낮은 공연 중 하나였지만 3월과 4월에는 열리지 못했다. 세종문화회관도 28일부터 31일까지 M씨어터에서 사물놀이 거장 김덕수 데뷔 63주년을 맞아 ‘김덕수전傳’을 공개한다.

해외 연주자들이 입국해야하는 공연은 답보상태다. 국내 입국 시 2주 자가격리를 해야하는 등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다. 서울시향은 니콜라스 카터가 지휘봉을 잡는 15일 공연과 오스모 벤스케가 지휘하는 21일, 22일 정기 공연을 모두 취소했다. 외국인 지휘자가 한국에 들어올 수 없는 상황이라서다. 다만 29일로 예정된 정기 공연 ‘오스모 벤스케의 수수께끼 변주곡’ 공연은 아직 취소되지 않았다. 상황을 살펴본 후 신중히 검토할 방침이다.

독일에 거주하고 있는 피아니스트 손열음의 독주회도 개최 여부가 불투명하다. 10일로 예정됐던 로열 노던 신포니아, 27일 오케스트라 드 챔버 드 파리 공연도 취소됐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