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김정은, 건강하게 돌아와 기뻐”…미국, ‘건재’ 확인한 듯

입력 2020-05-03 08:46 수정 2020-05-03 10:30
트럼프, 트위터로 김정은 재등장 ‘환영’
하루만에 ‘신중’에서 ‘기쁨’으로 입장 바꿔
트럼프, 김정은 복귀 직후 “말하지 않는 게 좋겠다”
미국 정보당국, 김정은 건재 공식 확인한 듯
CNN “미국, 김정은 비료공장 방문 사진 ‘사실’로 확인”
트럼프 환영 메시지로 북미 대화 재개 ‘기대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재등장한 데 대해 자신의 트위트에 환영 의사를 전하는 글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글과 함께 위원장의 순천 비료공장 준공식 참석과 관련한 사진 3장을 올린 다른 사람의 트윗을 리트윗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재등장한 데 대해 “나는, 개인적으로, 그가 돌아오고 건강한 것을 보게 돼 기쁘다!(I, for one, am glad to see he is back, and well!)”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 위원장이 건강 이상설을 불식시키고 다시 나타난 데 대해 직접 환영 의사를 전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 건재에 대해 공개적인 입장을 밝힘에 따라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을 둘러싼 논란도 종지부를 찍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시간으로 지난 2일, 북한 조선중앙통신 등이 김 위원장의 복귀를 보도한 직후에는 “나는 그것에 대해 아직 말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그랬던 트럼프 대통령이 하루만에 “그가 돌아오고 건강한 것을 보게 돼 기쁘다”며 환영 입장으로 돌아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신중함’에서 ‘환영’으로 입장을 바꾼 것은 미국 정보당국이 김 위원장의 건재를 확인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CNN방송은 미국이 다양한 경로로 분석한 결과, 북한 관영매체들이 전날 공개한 김 위원장의 평남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 참석 사진들은 사실로 확인했다고 미국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6월 30일 판문점 북측 지역에서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환영 의사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김 위원장에게 북·미 대화를 재개하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 건재에 대해 공개적인 기쁨을 전달함에 따라 두 정상 간 ‘톱다운식 소통’을 통해 북·미 대화의 물꼬가 트이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도 고개를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환영 의사를 전달한 트위터 글에 김 위원장의 순천 비료공장 준공식 참석과 관련한 사진 3장을 올린 다른 사람의 트윗을 리트윗하기도 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환영 트윗’을 올리기 50여분 전에 자신의 대선 캠프 동영상을 트위터에 게시했다. 이 동영상에도 2018년 6·12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과 악수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59초 분량의 이 동영상에는 2016년 대선 승리와 이후 집권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뤄낸 정치적 성과들이 담겨져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김 위원장이 재등장이 알려진 직후 “나는 그것, 김정은에 대해 아직 말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적절한 시점에 그것에 관해 말할 무언가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메릴랜드주에 있는 대통령 별장 캠프 데이비드로 떠나기 전 백악관에서 기자들로부터 김 위원장에 대해 쏟아지는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적어도 그(김 위원장)가 살아있다는 것을 확인해줄 수 있는가’라는 후속 질문에도 “나는 그것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면서 언급을 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말에 그(김 위원장)와 이야기를 나눌 것인가’라는 물음에는 “나는 그럴지도 모른다(I may)”고 답했다. 김 위원장과의 통화나 접촉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지만 실제 북·미 정상 간 대화가 오갈지는 미지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나온 이후 “모른다”, “매우 잘 알고 있다”, “말할 수 없다”고 말을 수시로 바꿔 오히려 혼선을 부추긴다는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재등장한 뒤에 “아직 말하지는 않는 것이 좋겠다”고 첫 메시지를 던졌다. 그러다 하루가 지나 환영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건강하다는 사실을 확인한 이후 북·미 대화 재개에 대한 의지가 변함이 없다는 시그널을 김 위원장에게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