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건재에 ‘사망·건강 이상설’ 제기한 지성호·태영호가 보인 반응

입력 2020-05-02 14:48
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 이상설과 사망설을 제기했던 탈북민 출신 지성호·태영호 국회의원 당선인 비난 여론에 휩싸였다. 이에 대해 지 당선인은 속단하긴 이르다는 취지의 입장을 내놨다. 반면 태 당선인은 자신의 분석이 빗나갔다고 시인하면서 추가 의문을 제기했다.

지 당선인은 김 위원장이 20일 만에 공개활동을 재개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의 건강과) 관련해 내가 나름대로 파악한 내용에 따라 말씀드렸었던 것”이라며 “이것 말고 지금 상황에서 더 이상 이야기하긴 어려울 것 같다. 김정은 건강에 문제가 없는지에 대해 속단하지 말고 좀 더 지켜보자”고 말했다.

전날 지 당선인은 김 위원장의 잠행이 계속되자 사망설을 강하게 제기했다. 그는 “김정은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99% 확신한다”며 “심혈관 쪽 수술을 했는데 수술 후 쇼크사로 지난 주말 사망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르면 이번 주말, 늦으면 다음 주 중 북한이 김정은 사망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한 지 당선인은 후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위원장의 친형인 김정철, 숙부인 김평일, 김여정 세 사람이 거론되고 있다”고 한 지 당선인은 “내 생각엔 김여정 쪽으로 실려 김여정이 직접 통치하는 것보다 김정은 자녀에게 권력이 세습되도록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지 당선인은 함경북도 회령 출신으로 지난 2006년 탈북해 현재 북한 인권단체 ‘나우(NAUH)’를 운영 중이다. 탈북민 출신이자 주영 북한 공사를 지낸 태영호(태구민) 미래통합당 당선인도 수위를 낮추긴 했지만 건강이상설엔 같은 목소리를 냈었다.

그는 현지시각으로 지난달 28일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 사망설과 관련해 “사실에 근거한 내용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회의적인 입장을 내놨다. 그러면서도 태 당선인은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김 위원장이 스스로 일어서거나 제대로 걷지 못하는 상태라는 것”이라고 동조했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공개활동을 재개한 소식이 전해진 이날 태 당선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정은이 스스로 거동하기 어려운 지경일 것이라는 분석을 제기한 것은 결과적으로 다소 빗나간 것으로 보인다”며 “오늘 김정은이 북한 매체에 깜짝 등장함으로써 그동안 나돌던 '건강 이상설'은 일단 불식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태 당선인은 “과연 지난 20일 동안 김정은의 건강에는 아무 이상이 없었던 것일까. 이런 궁금증은 오늘 북한이 공개한 사진 중 김정은 뒤에 등장한 차량 때문”이라며 “김정일이 2008년 뇌졸중으로 쓰러졌다 살아 나오면서 짧은 거리도 걷기 힘들어 현지 지도 때마다 사용하던 차량이 다시 등장한 것을 보면서 저의 의문은 말끔히 지워지지 않았다”며 추가 의문을 제기했다.

태 당선인은 자신이 ‘잘못된 분석’을 한 데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김일성·김정일 사망 당시 제가 겪은 사례들에 근거해 현 상황을 분석했다”며 “북한 최고지도자의 신변은 외무성 등 북한 최고위급도 정확히 알 수 없는 최고 기밀 사항이라 외부에서 정확한 상황을 진단하는 데 한계가 크다는 점을 일관되게 강조했다”고 밝혔다.

“김정은 건강 상태를 놓고 갖가지 관측과 전망이 쏟아지는 가운데 북한 당국이 장기간 침묵하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사실을 지적했다”고 한 태 당선인은 “북한 최고지도자에 대한 추측성 기사가 제기될 때를 대비해 북한 해외공관에 내려진 대응 매뉴얼에 비춰봐도 이번 북한 반응은 특이하다”고 했다.

“나아가 김정은이 지난달 15일 태양절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마저 하지 않고, 이후 묵묵부답으로 일관해 북한 주민들의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체제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상황까지 가는 것을 보며 스스로 거동하기 어려운 지경일 것이라는 분석을 제기했다”고 한 태 당선인은 “이번 일을 통해 북한에 대한 연구와 분석에 더욱 힘을 쏟아야겠다는 다짐을 한다”고 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