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가 페북에 올린 ‘초등 산수 풀이’ 살펴보니…

입력 2020-05-02 06:15

이재명 경기지사가 정부의 전국민 긴급재난지원금 지급과 관련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초등학교 산수풀이 만큼 이해하기 쉽다’고 반박했다.

이 지시는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산수 안되는 분들을 위한 초등 산수 풀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4인 가구 중앙정부지원금 100만원 중 경기도와 시군 부담금 각 10만원을 빼면 결국 경기도와 시군이 준 20만원은 중앙정부 돈으로 미리 생색낸 것이라는 분들과 이에 동조하시는 분들이 있다”고 운을 뗀 이 지사는 조목조목 설명했다.

“경기도와 시군은 1인당 15~50만원씩 4인가구 기군 60~200만원(1인당 경기도 10만원, 시군 5만~40만원)을 지급했기 때문에 중앙정부 몫 80만원만 지급해도 가구당 최하 140만원~280만원을 받는다”고 한 이 지사는 “4인가구 중앙정부지원금은 1인당 20만원이고 경기도와 시군에 부담요구한 돈은 5만원(도와 시군 각각 2만5000원씩)인데 경기도는 7만5000원을 더 지급했고 시군들은 2만5000~37만5000원을 더 지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방자치 국가인 우리나라에서 지방재정은 국가재정과 독립돼 있는데 중앙정부가 4인 가구 기준 100만원을 지급한다면서 지방정부에 20만원을 부담시켰다면 그 20만원은 지방정부가 준 돈이지 중앙정부가 준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한 이 지사는 “경기도와 시군이 20만원 이상을 지급한 후 중앙정부가 지급하는 80만원만 지급한 경우 20만원은 지방정부가 중앙정부 돈을 선지급하고 생색낸 것이 아니라 지방자치권에 기해 지방정부 돈을 지출한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이 지사는 “중앙정부가 자기 돈 80만원에 지방정부 돈 20만원을 합해 지방정부와 공동으로 100만원을 지급하려다가 지방정부의 자율ㅈ거인 60~200만원 선지출을 인정하고 따로 중앙정부 돈 80만원만 지급한 것”이라며 “4인 가구의 10만원(1인당 2만5000원)과 1인당 10만원을 같은 것으로 보고 지방재정과 중앙재정을 구분 못하시는 분들을 위한 초등산수풀이였다”고 비꼬았다.

이 지사가 이같은 글을 올린 이유에 대해 일각에선 박원순 서울시장을 의식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여권 차기 대선 주자들의 경쟁’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앞서 박원순 서울시장은 중위소득 100%이하(4인 가구 기준 474만9147원)인 가구에 40만원의 긴급재난생활비를 지원하면서 “시 지원금 수령자도 국가 지원금을 100% 받을 수 있다”고 홍보했었다. 조건을 충족하면 4인 가구 기준 140만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