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27년전 성추행’ 의혹에 입 열어… “사실 아니다”

입력 2020-05-02 00:38
조 바이든 전 부통령. AP뉴시스

미국 민주당의 대선후보로 확실시되는 조 바이든(77) 전 부통령이 상원의원 시절인 1993년 여성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1일(현지시간) 성명을 발표하고 상원의원 시절 의원실 직원이었던 타라 리드(56)가 폭로한 성 비리 의혹에 대해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관련 의혹이 보도를 통해 공개적으로 제기된 지 19일 만에 침묵을 깨고 입을 연 것이다. 대선 가도에 악재가 되지 않도록 정면돌파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27년 후에 이 모든 것이 왜 제기되는지 모르겠다”면서도 “나는 그녀의 동기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타라 리드는 1993년 바이든 전 부통령이 상원 의원실에서 자신을 움직이지 못하도록 벽에 붙여놓고 옷 속으로 손을 집어넣어 추행했다고 주장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지난달 12일 보도했다.

리드는 1993년 당시에도 상원에 문제를 제기했으며 현재는 관련 서류를 갖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한 해 전인 1992년부터 바이든 당시 의원실에서 일했고, 1993년 8월까지 급료를 받았다. 리드는 당시 인턴 관리를 돕는 사무 보조원으로 근무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당시 리드를 감독했던 상급자가 자신의 사무실에 있던 직원들이 리드가 불평하거나 문제를 제기한 적이 없다고 분명히 말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시 리드가 문제를 제기했는지를 보여줄 수 있는 직원 기록이 있으면 국립문서보관소가 공개할 것을 상원이 요청해달라”고 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의 이날 언급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 해명 요구 하루 만에 이뤄진 것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나는 그(바이든)가 대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바이든 전 부통령이 성폭력 의혹이 불거졌던 브렛 캐버노 대법관에 대해 비난하기 전에 자신의 성추행 의혹을 밝혀야 한다”고 압박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 측은 지난달 의혹이 제기된 직후 대선 캠프의 케이트 베딩필드 부본부장이 성명을 통해 “확실한 것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 사실은 전적으로 일어나지 않았다”고 부인한 바 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