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죽자 “산소마스크 벗겠다”…같은날 세상뜬 노부부 사연

입력 2020-05-02 05:48
BBC 캡처

60년 넘게 함께 살아온 노부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같은 날 세상을 떠났다.

BBC, 더선 등은 빌 다트날(90)과 그의 부인 메리(81)가 5시간여 차이로 숨을 거뒀다고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부부는 1956년에 결혼해 각각 굴뚝 청소부와 양봉일을 하며 행복한 가정을 꾸려왔다.

그런데 지난달 부인 메리가 의식을 잃고 쓰려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후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 또 며칠 후엔 남편 다트날이 같은 병원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빌 다트날은 지병으로 뇌졸중을 앓고 있었다.

부부가 병원에 입원해 있던 중 부인 메리의 상태가 악화됐다. 그녀는 의식을 잃고 결국 지난달 26일 세상을 떠났다. 사랑하는 아내의 죽음에 남편 다트날은 산소마스크를 거부했고 약 5시간 뒤 숨을 거뒀다.

부부의 큰 딸인 로즈마리(62)는 “엄마가 세상을 떠났다는 말을 들은 아빠는 산소마스크를 벗고 싶어했고, 더는 치료를 원하지 않는다고 분명하게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아빠는 엄마 없이 살고 싶지 않았을 것”이라며 “부모님은 한 쌍이었기 때문에 어느 한쪽이 없다는 걸 상상하기 힘들었다. 그들은 함께 삶을 지나왔고 또 함께 우리 곁을 떠나셨다”고 말했다.

서지원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