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야구 시범관중” 제안…학계 “변수 잘 대비해야”

입력 2020-05-01 16:12
KBO 제공

박원순 서울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탓에 무관중으로 진행될 5일 프로야구 개막 이후 시범적으로 관중 입장을 검토해보자고 제안했다. 전문가들은 철저한 준비 뒤 시범적으로 시도해볼 가치는 있다고 평하면서도 변수를 잘 통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시장은 정운찬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와 이날 면담 자리에서 단계적으로 관람객 입장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6일부터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수위가 완화되는 것을 감안하자는 의견이다. 박 시장은 본격적인 관중 입장에 대비하기 위해 시범적으로 잠실야구장에서 관중 입장을 시도하자고 먼저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자치단체장이 프로스포츠 관중 입장과 관련해 직접 시도해보자고 의견을 낸 건 처음이다.

박 시장은 또 프로야구가 열리는 잠실종합운동장 야구장과 고척 스카이돔의 시설 임대료 인하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면담 전 취재진과 만나 “야구장 관련 시설 임대료 인하를 충분히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서울시는 지금까지 코로나19 때문에 고통받는 시민들,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 모든 부분에서 지원하고 있다”며 “프로야구 구단도 야구장 관련 시설 임대료 (인하) 등을 충분히 고민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과 면담한 정 총재는 “오늘 방역 대책을 확인했는데 철저하게 대응 매뉴얼을 마련해 놨더라. 처음은 무관중이겠지만 7대 방역 수칙을 잘 지켜서 10%, 20%씩 관중을 높여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지역 감염이 거의 없을 정도로 코로나19 상황이 호전됐지만, 아직 안심할 수 없고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관중 시범 입장에 대해 검토가 가능한 사안이라면서도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스스로도 LG 트윈스 팬이라고 밝힌 김상일 가톨릭대 감염내과 교수는 “일단 무관중 경기부터 진행해서 상황을 지켜본 뒤 시범적으로 관중 입장을 시도해볼 단계 정도는 된 듯하다”며 “관객마다 거리를 둬서 배치하는 등 방안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경기장에 입장하지 못한 팬들이 경기장 바깥에서 모일 경우 등 다양한 변수를 염두에 둬야 한다는 충고도 이어졌다. 실제로 유럽의 경우 코로나19 사태 초반 무관중으로 진행됐던 몇몇 축구경기에서 경기장 외곽에 대규모 팬들이 운집해 우려를 샀던 사례도 있다.

김 교수는 “전례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변수를 다양하고 철저하게 검토해야 한다”며 “예전처럼 몇만명씩 경기장에 입장하는 건 앞으로도 한동안 불가능할 것이기 때문에 팬들의 불만을 어떻게 잠재울지 다양한 팬서비스를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