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단계 임상시험 진행 중인 中
“올해 9월 되면 비상용 백신 가질 수 있을 것”
WHO “전 세계 8종 임상실험 승인”
미국 정부가 내년 1월까지 수억개의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세계 각국이 코로나19 백신 개발 경쟁에 뛰어든 가운데 미국이 처음으로 양산 가능한 시점을 언급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3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미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의 주축인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이날 NBC방송 인터뷰에서 백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1월까지 수억개의 백신을 생산하는 것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그렇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미 언론들은 파우치 소장이 당초 백신 개발에 최소 12개월은 걸릴 것이라고 언급한 데서 앞당겨진 것이라고 보도했다.
파우치 소장은 이어 백신 개발을 앞당기기 위한 정부 내 ‘초고속 작전팀’에 자신이 참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파우치 소장은 코로나19 대응 최전선에 서 있는 인물로 그의 이름이 붙은 제품이 출시될 정도로 국민들의 신뢰를 받고 있다.
파우치 소장은 “우리는 1단계인 임상시험의 초기 단계에 있다”며 “다음 단계로 넘어가면 백신이 안전하고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전성과 효과가 확인되면) 관련 회사들의 생산을 확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상시험 1단계(제1상)는 소수를 대상으로 의약품의 안전성 등을 검증하는 단계다. 2단계(제2상)에서는 더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치료 효과를 확인하고, 대량 생산에 들어가려면 3단계(제3상)까지 거쳐야 한다.
중국은 군사의학연구원의 천웨이 소장이 이끄는 연구팀이 백신 개발에 매달리고 있다. 중국 보건당국은 최근 천 소장의 연구팀이 개발한 백신을 비롯해 총 3종의 코로나19 백신을 대상으로 임상시험 2단계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대량 생산 시점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적은 없다. 다만 코로나19가 재확산될 경우 임상시험 막바지에 있는 백신을 비상용으로 쓸 수 있다는 입장이다.
가오푸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 주임은 지난 24일 “9월이 되면 우리는 긴급한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는 코로나19 백신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마도 내년 초에 건강한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는 백신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모든 것은 연구 개발 프로세스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 모두 내년 초를 목표로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모습이다.
영국도 지난달 말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에 들어갔다. 독일 역시 비슷한 시기 독일과 미국의 바이오 기업이 공동 개발 중인 백신 후보 물질의 인체 임상시험을 허가했다. 앞서 스위스 과학자들이 올해 10월 코로나19 백신을 출시할 계획을 밝힌 적이 있지만 당시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까지 진행된 상태여서 현실성은 떨어진다는 평가다.
이런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는 “전 세계에서 102개의 코로나19 백신이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고 CNN방송이 이날 보도했다. WHO는 “잠재적 백신 중 8종은 임상실험 승인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국가별로는 중국 5개, 미국 1개, 영국 1개, 유럽 합동 의료진 1개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