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내달 8일 재개 현실화? 구단들 7일 세부안 표결

입력 2020-05-01 10:35 수정 2020-05-01 10:54
AF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리그 일정이 중단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구단들이 7일 리그 재개안 관련해 표결에 돌입한다. 리그를 다음달 8일 재개하는 걸 골자로 앞서 EPL 사무국이 제시한 ‘프로젝트 리스타트(Project Restart)’ 세부 내용에 관한 투표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리차드 마스터스 EPL 최고경영자가 EPL 20개 구단에 서한을 보내 7일 회의를 열어 영국 정부의 이동중지 조치 공식 재검토에 맞춘 대응책을 논의할 것을 요청했다고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각 구단 선수단을 17일에 훈련 복귀시킬지가 우선적인 의제로 예상된다. 다음달 8일 리그 재개를 전제로 한다면 최소 약 3주 전에 각 선수단 훈련을 재개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국제축구연맹(FIFA)가 제시했던대로 교체한도를 5명까지 늘리는 안도 논의된다.

프로젝트 리스타트 내용 중 현재 구단들의 가장 큰 반발을 사고 있는 건 남은 리그 92경기 중 일부를 중립 경기장에서 치뤄야 한다는 부분이다. 각 지역 팬들이 홈 경기장 인근에서 모이는 걸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영국 정부가 이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직접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는 건 강등권 근처 구단이다. 리그 15위 브라이턴&호브 앨비언의 폴 바버 최고경영자는 “우리 홈 경기는 홈경기장인 아맥스 스타디움에서 치뤄야 한다. 그게 최우선 순위”라고 말했다.

브라이턴의 경우 9경기를 남겨둔 상태에서 승점 29점으로 강등권인 27점과 불과 2점차다. 남은 홈경기 5경기는 아스날과 리버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시티,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치러야 한다. 구단의 생존이 걸린 강팀과의 경기를 홈어드벤티지를 완전히 포기한 채 중립구장에서 치룰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어차피 선수들을 2개월 간 가둬놓고 리그를 진행하는 자체가 영국이 안전하지 않다는 걸 의미한다. 논리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며 영국 정부의 프로스포츠 재개안 자체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중립구장에서 남은 일정을 개최하는 게 리그 재개안의 일부라면 거기 매달리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현재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를 위시한 영국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였다”며 프로스포츠 재개안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통계상으로 영국 내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는 지난달부터 대부분 4000명을 넘어서고 있다. 6000명을 돌파했던 지난달 초에 비하면 그나마 나은 수준이지만 이 역시 상당한 수치다.

리그 재개안에 회의적인 건 선수단과 코치진 역시 마찬가지다. 스포츠전문매체 디애슬레틱은 EPL 구단 선수들이 가족들과 수개월간 격리되어 떨어져 있어야 할 가능성에 걱정하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한 구단 직원은 “돈에 미친 양복쟁이들이 ‘경제적 건강’을 선수와 코치들의 ‘신체·정신적 건강’보다 우선시하고 있다”고 분노를 터뜨렸다.

특히 가족 중 노인이나 임산부가 있는 선수들의 걱정이 크다. 각 구단 의료진들 역시 리그가 재개되면 선수와 코치진에게 어떤 조언을 해야 할지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매체는 현재 최소 2개 EPL 구단이 선수들에게 18일까지 복귀하라고 통지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