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 격려를 위해 병원을 방문하면서 혼자만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드디어 공개석상에서 마스크를 썼다.
펜스 부통령은 현지시각으로 30일 미국 인디애나주 코코모의 제너럴모터스(GM)를 방문하면서 마스크를 썼다. 펜스 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이 확산된 이후 카메라 앞에 마스크를 쓰고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펜스 부통령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를 진두지휘하고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그러나 이틀 전 미네소타주의 병원 ‘메이오 클리닉’을 찾아 현장 행보를 하면서 혼자만 마스크를 쓰지 않아 비난 여론에 휩싸였다.
해당 병원은 지난 13일부터 모든 환자와 방문객이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이 공지는 홈페이지와 SNS 등에 공지돼 있었고 펜스 부통령이 이를 알고 있었으면서도 어겼다는 비난이 쇄도했었다.
논란이 일자 그는 정기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했고 음성 판정을 받아 마스크를 쓸 필요가 없다고 해명했지만 현지 언론은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 총괄 태스크포스(TF) 책임자가 정작 보건당국의 방역 지침과 병원의 방문 절차를 어겼다고 지적했다.
펜스 부통령과 동행한 스티븐 한 식품의약국(FDA) 국장은 마스크를 착용해 방송 화면에 포착된 이들 중 마스크를 쓰지 않은 건 펜스 부통령이 유일하다는 점에서 비난 여론은 더욱 거셌다. 코로나19 감염을 피하려는 조치로 악수를 하지 않고 ‘주먹치기’로 인사를 대신한 모습도 공개됐지만 무색해졌다.
논란을 의식한 듯 펜스 부통령은 이틀 뒤 GM공장을 방문하면서 마스크를 착용했다. 동행한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과 알레인 차오 교통장관, 에릭 홀컴 인디애나 주지사 등도 마스크를 썼다.
이에 대해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이달 초부터 인공호흡기를 생산하고 있는 GM은 방문자에 대한 규정이 따로 없지만 모든 직원이 근무 중 의료용 수준의 보호용 마스크를 쓰는 게 GM정책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미 보건당국은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해지면서 지난 4월 초 마스크 착용을 권고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권고를 직접 발표하면서도 마스크를 쓸 생각이 없다고 공언했다. 이후 지금까지 한 번도 공개석상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