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실명 기고문을 통해 중국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책임을 두고 미국과 중국이 연일 날선 공방을 벌이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 측근이 작심 비판을 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헤일리 전 대사는 2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에서 “바이러스는 중국이 가하는 위협들 중 단지 작은 부분일 뿐”이라고 밝혔다.
헤일리 전 대사는 “공산주의자와 논쟁은 소용없다. 사상을 바꾸게 하거나 설득할 것도 없다”는 윈스턴 처칠의 말을 인용하는 걸로 말문을 열었다.
또 “유일하게 해야 할 것은 당신이 우월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며 그게 평화로 가는 가장 확실한 길”이라는 처칠의 말도 덧붙였다.
헤일리 전 대사는 “오늘날 중국 공산주의자들의 도전도 같은 방식으로 봐야 한다”면서 “중국은 우한에서 시작된 바이러스를 억제하지 못한 책임을 거짓과 은폐로 계속 숨기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바이러스에 대해 속이는 것은 중국 공산주의가 가하는 최악의 위험은 아니다“라면서 지난달 홍콩에서 민주주의 활동가가 체포됐고,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활동이 증가했으며, 중국의 핵실험을 우려하는 미 국무부 보고가 나왔다는 사례를 열거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중국은 조지 오웰식의 전체주의적 감시국가를 만들어 100만명 이상의 소수 민족을 재교육 캠프에 강제로 보냈다”면서 “국제적으로는 전례없는 수준으로 지식재산권을 도둑질하고, 세계보건기구(WHO)와 같은 유엔 기구를 장악했으며, 끔찍한 채무 합의로 가난한 나라들에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아시아의 이웃나라들을 괴롭혔고 대만에 대해 가장 심했다"며 "자유 세계는 이런 패턴을 못본 척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1970년대 이후 미국의 역대 행정부도 중국이 경제적으로 부강해질수록 더 자유롭고 덜 공격적인 나라가 될 것이라는 이론을 믿었으나 “중국의 경우 그 이론은 형편없이 틀렸다”고 헤일리 전 대사는 단언했다.
이와 같은 이론이 실패한 이유로 헤일리 전 대사는 “공산당이 중국의 군, 상업, 기술, 교육을 완전히 통제한다”며 “그 지도자가 하는 모든 일은 당의 권력을 확대하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 우리는 냉전 시대 소련을 훨씬 능가하는 경제력을 가진 팽창주의자이자 공산주의자인 중국과 맞서고 있다”고 경고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이것은 단지 미국에 대한 도전만이 아니다”라면서 “자유 국가들은 그 도전에 맞서기 위해 단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중국의 위협에 대해 “세계가 더 빨리 인식할수록 이를 막아낼 준비를 더 잘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