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베이징도 한국식 ‘드라이브 스루’ 도입…매일 100여명 검사

입력 2020-04-30 15:15
베이징 하이뎬구에 설치된 코로나19 드라이스 스루(drive-thru) 검사소.글로벌타임스캡처

중국 베이징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핵산 검사를 위한 한국식 드라이브 스루( drive-thru) 검사소가 문을 열었다.

30일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베이징 하이뎬 구는 드라이브 스루 검사소 운영에 들어갔으며 본격적인 경제활동 재개를 앞두고 코로나19 무증상 감염자들을 가려내기 위해 드라이브 스루식 핵산 검사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드라이브 스루 검사소에서 핵산 검사를 받으려면 온라인으로 예약을 한 뒤, 차를 몰고 하이뎬 검사소로 가 코나 목에서 면봉으로 샘플을 채취하면 된다. 검사에 드는 비용은 260위안(4만4000원)이다.

하이뎬구 검사소를 운영하는 포니테스팅 그룹 관계자는 “검사소가 문을 연 이후 448명의 샘플을 채취했고, 거의 100명이 매일 드라이브스루 검사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검사 담당자는 마스크와 고글, 보호복, 이중 라텍스 장갑을 착용하고 면봉으로 검체를 채취하고 있으며, 검사소에 5명의 직원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하이뎬구 검사소는 차량들이 길게 줄을 서는 혼잡을 피하기 위해 온라인 예약제를 도입했고, 차량을 60대 이상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도 마련했다.

베이징대 저우즈쥔 공중보건학과 교수는 “이 방법은 핵산 검사를 받는 사람에게 편리함을 제공하고, 의료 종사자와의 접촉을 최소화하기 때문에 그만큼 안전하다”며 “혈액 샘플을 채취해야 하는 항체 검사에 비해 핵산 검사가 더 편리하고 감염 위험도 낮다”고 말했다.

드라이브 스루 검사소는 지난 2월 말 한국에서 처음 시작돼 유럽 국가들과 미국으로 확산됐지만 중국은 상대적으로 자동차 보유율이 낮아 다른 나라들보다 늦게 도입됐다고 글로벌타임스는 전했다.

저우 교수는 “미국이나 유럽 국가의 국민들은 대부분 개인 차량을 갖고 있고, 검사소를 설치할 주차장도 많아 드라이브 스루가 조속히 도입될 수 있었다”며 “중국도 경제활동이 본격화되는 시기에 이런 검사소가 운영돼 무증상 감염자를 가려내고, 2차 전염병 확산을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은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개최 일정이 확정되면서 일상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베이징시 당국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 1월 25일 임시 폐쇄했던 자금성을 노동절 연휴가 시작되는 1일부터 개방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는 베이징시 당국이 중국 내 저위험 지역에서 들어오는 인원에 대한 의무 격리 규정을 완화하면서 이뤄졌다.

자금성을 관리하는 고궁박물관은 온라인 예약을 통해 입장객을 받고, 입장객 수는 오전 3000명, 오후 2000명 등 하루 5000명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베이징시는 또 노동절 연휴를 앞두고 코로나19 고위험 지역으로 지정된 차오양구의 위험 등급을 저위험 지역으로 낮췄다. 이에 따라 베이징 16개 구는 모두 저위험 지역이 됐다.

베이징시는 미국에서 귀국한 차오양구의 한 유학생이 확진 판정을 받고 가족 3명도 감염되자 지난 20일 차오양구를 고위험 지역으로 지정했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