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롱서 발견된 할머니·손자… 아들이자 아버지인 용의자 검거

입력 2020-04-30 15:04
여성 노인과 남아 시신이 발견된 서울 상도동의 한 다세대주택 사건 현장 모습. 연합뉴스

서울 동작구 상도동 한 빌라 장롱에서 발견된 시신 2구와 관련한 용의자가 검거됐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30일 서울 동작구 상도동의 한 빌라에서 70대 모친 A씨과 12세 아들 B군을 살해하고 도주한 피의자 허모(41)씨를 이날 새벽 서울 시내의 한 숙박업소에서 검거해 살인 및 존속살해 혐의로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27일 서울 동작구 다세대주택 2층에서 비닐에 덮인 70대 여성과 10대 남자아이 시신을 장롱에서 발견해 수사를 벌여왔다. 이 노인과 남자아이는 할머니와 손자 사이다.

경찰은 초등학생인 B군이 온라인 수업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신고를 70대 할머니의 큰 며느리에게 받고 출동했다가 이들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B군이 개학 후에도 수업에 불참하자 학교 측은 A씨의 큰며느리에게 연락했고, 이후 시어머니인 A씨에게 연락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자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다.

A씨와 B씨의 시신을 발견한 뒤 경찰은 사망한 A씨의 아들이자 B군의 아버지인 허씨를 용의자로 특정하고 추적해왔다. 허씨는 범행 직후 휴대전화를 끄고 잠적했다가 이날 서울의 한 모텔에서 검거됐다. 허씨는 강력범죄를 저질러 교도소에서 복역한 뒤 지난해 말 출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시신 상태로 미뤄 이들이 숨진 지 2개월쯤 지난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사망 시점과 사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국과수는 시신에 외상이 없었다는 점 등을 근거로 이들이 질식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1차 소견을 전달했다고 한다.

허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 일체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허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보현 기자 bob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