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강제 봉쇄는 독재, 미국에 자유를”…“멍청한 똑똑이”

입력 2020-04-30 14:33 수정 2020-04-30 14:46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올해 1월 상하이 공자에 완공식에 참석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강제 자가격리 명령은 독재”라고 말해 비판을 받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상관없이 이윤 추구에만 집착한다는 것이다.

머스크는 29일(현지시간) 1분기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스스로 집에 머물겠다고 하는 건 괜찮지만 집밖에 나갈 수 없다고 하고 묶어두는 건 독재”라며 “그건 민주주의가 아니고 자유도 없는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사람들에게 빌어먹을(goddamn) 자유를 돌려달라”고 주장했다. 머스크는 욕설을 섞어가며 강한 어투로 봉쇄 조치에 대해 불만을 털어놨다.

머스크의 발언은 봉쇄 조치가 계속될 경우 테슬라 사업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해석된다.

테슬라는 올해 1분기 매출 59억8500만 달러, 영업이익 2억8300만 달러의 실적을 거뒀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늘었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하지만 좀 더 살펴보면 웃을 수만은 없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 1억4300만 달러, 4분기 1억500만 달러보다 대폭 줄었다.

이는 1분기 말 코로나19로 차량 공급이 원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올해 50만대 차량을 납품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면서도 “코로나19 규제로 조립 공정과 부품 수급이 언제 정상화될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했다. 테슬라는 일부 차량 인도가 내년으로 지연될 수 있다고도 했다.

테슬라는 지난 2월 중국 상하이 조립 공장 가동을 2주 중단했다. 미국 프리몬트공장도 지난달 25일부터 폐쇄됐다. 네바다주와 뉴욕주에 있는 배터리 공장도 역시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 2분기 실적은 급격하게 나빠질 것으로 예상한다.

이런 이유로 빨리 봉쇄를 풀고 경제 활동을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머스크의 발언에 대해 미국 언론과 정치권은 냉담하다. 미국 언론은 그를 “가장 멍청한 똑똑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당 소속 무슬림 초선인 일한 오마르(미네소타) 하원의원은 트위터에 “그것(경제 활동 재개)이 수백만 명을 위험에 빠트린다는 것을 의미함에도 불구하고, 억만장자는 계속해서 이윤을 얻으려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소속 주지사를 둔 펜실베이니아 주정부 소속 재무부도 공식 트위터를 통해 “당신은 머스크를 우러러볼지 모르지만, 머스크는 당신을 얕잡아 보고 있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이전에도 코로나19와 관련해 그릇된 정보를 전달해 구설에 올랐다.

지난달 초에는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하는 사람들을 “멍청이”라고 불렀고, “아이들은 본질적으로 (코로나19에) 면역력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머스크의 이러한 전력에 대해 “괴짜 머스크가 돌아왔다. 머스크의 실수는 전문 분야를 넘어선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IT 전문매체 기즈모도는 “머스크는 비교적 똑똑한 사람이지만, 우리가 아는 가장 멍청한 똑똑이”라고 꼬집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