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짓누르더니 ‘퍽퍽’… 14살 미국 소년에게 생긴 일

입력 2020-04-30 14:09
이하 트위터 영상 캡처 @0hnana__

경찰관이 검문에 불응한 10대 소년을 마구 때리는 일이 미국에서 일어나 현지 수사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CNN, 폭스뉴스 등 29일(현지시간) 외신에도 소개된 이 사건이 알려지게 된 계기는 폭행당한 14살 소년의 친누나가 전날 트위터에 올린 15초짜리 영상이다. 여기에는 경찰로 보이는 백인 남성이 앳된 흑인 소년을 땅바닥에 눕힌 뒤 주먹으로 가격하는 장면이 담겨있다. 경찰관은 체중을 실어 소년의 목과 머리를 짓누르기도 했다.

피해 소년의 누나는 “제 동생은 심장 질환이 있는 14살 소년”이라며 “동생은 아직 어리고 결코 법에 저촉될 만한 일을 저지른 적이 없다. 그저 매우 무서워했다”고 썼다.


이 짧은 영상은 각종 SNS를 통해 퍼져나갔고 순식간에 200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를 본 사람들의 분노가 거세지자 영상 속 경찰관이 소속된 캘리포니아주 랜초 코도바 경찰서는 성명을 내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해당 경찰관은 지난 27일 미성년자를 상대로 술과 담배, 마약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순찰에 나섰다. 그러던 중 길거리에 선 두명이 뭔가를 주고받는 장면을 목격했다.

경찰관이 현장에 가까이 다가가자 한 명은 달아났다. 남아있던 한 명을 상대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추궁했는데, 바로 그가 피해 소년이었다. 소년은 담배로 보이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었으나 경찰관의 검문에 응하지 않았다.


이에 경찰관은 영상 속 장면처럼 소년을 쓰러뜨린 뒤 수갑을 채웠고 경찰서로 연행했다. 소년은 조사를 받은 뒤 보호자에게 인계됐다.

랜초 코도바 경찰서는 “해당 경찰관은 소년의 나이를 몰랐고 소년이 경찰의 지시를 따르지 않아 생긴 일”이라며 “경찰의 무력 사용과 관련해 완전하고 철저하게 파악하기 위해 조사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피해 소년은 지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경찰관이 나에게 그런 행동을 할 권리는 없다”면서도 “나는 담배가 없다고 거짓말하고 경찰에게 협조하지 않은 실수를 저질렀다”고 인정했다. 또 “그 경찰관과 다시 만나면 좋은 사이가 되길 바란다”며 “그분에게 미안하다”고 전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