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협상 진행 중”
트럼프, 기존 한국 13% 인상안 과장했을 가능성
트럼프, 최근 김정은에 대해서도 ‘오락가락’ 행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해 “한국이 많은 돈을 내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처에 대해 소홀했다는 미국 내 비판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확정되지 않은 사실을 강조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 거부했던 한국의 13% 인상안을 놓고 “한국이 많은 돈을 내기로 합의했다”고 재차 강조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로이터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그들(한국)은 많은 돈을 내기로 합의했다”면서 “그들은 내가 취임했을 때 내던 것보다 더 많은 돈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합의를 할 수 있다”면서 “그들(한국)은 합의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얼마나 더 방위비 분담금을 내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이날 인터뷰에서 “중국이 코로나바이러스를 다루는 것은 중국이 나의 재선을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어떤 일이라도 하겠다는 증거라고 나는 믿는다”고 말했다.
이를 감안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대선 선거운동을 위해 이번 로이터통신과 인터뷰를 활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한국이 더 많은 방위비 분담금을 낸다는 확정되지 않은 사실을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증액된 방위비 분담금을 제시했으나 “내가 거부했다”고 지난 20일 밝혔다. 한국이 최소 13% 인상된 방위비 분담금을 꺼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퇴짜를 놓았다는 것이다.
이번 인터뷰를 종합해보면 한국이 새롭게 방위비 인상을 제안했다기보다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거절했던 한국의 기존 방위 인상 제안에 대해 “한국이 더 많은 돈을 내기로 합의했다”고 과장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기정사실화하면서 한국에 압력을 가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서도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상태와 관련해 “나는 잘 안다”고 말했다가 “아무도 그가 어디 있는지 모른다”고 입장을 바꾸면서 혼선을 자초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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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