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시내 호텔에 투숙했던 A씨는 깜짝 놀랐다. 룸서비스로 수건을 요청한 뒤 기다렸다. 그런데 객실로 수건을 가져다준 이는 호텔리어가 아니었다. 호텔 로봇이었다. 얼마 전 패밀리레스토랑을 방문했던 B씨는 국수 코너에서 재밌는 경험을 했다. 로봇이 자신이 건넨 재료로 국수를 뚝딱 말아줬기 때문이다. 이처럼 우리 일상 곳곳에 성능을 업데이트한 로봇이 점차 그 입지를 넓히고 있다.
KT는 30일 서울 동대문구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 호텔&레지던스에 2세대 기가지니 호텔로봇 ‘엔봇(N bot)’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현대로보틱스와 공동으로 개발했다. 기가지니 호텔로봇은 KT가 지난해 12월 인공지능(AI) 호텔인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에 처음 선보인 AI 로봇이다. 호텔로봇은 공간맵핑, 자율주행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해 편의용품을 객실로 배달해준다.
유선형의 날씬한 디자인에 적재함은 1세대 호텔로봇보다 1.5배 넓어져 다양한 호텔 용품을 한꺼번에 배달할 수 있다. 로봇의 모터와 바퀴 등을 과학적 설계로 개선해 이동속도가 40% 빨라졌고, 충돌상황에서 회피 등 주행 안정성을 높였다. 배터리 성능도 향상돼 기존보다 30% 이상 오래 사용할 수 있다.
2세대 기가지니 호텔로봇은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의 호텔동 211개 객실에 투입돼 객실서비스를 제공한다. 1세대 기가지니 호텔로봇은 지난 6개월 동안 오후 10시∼오전 7시까지 심야 시간에 일했다. 1세대 기가지니 호텔로봇은 생수, 수건, 슬리퍼, 칫솔 등의 순으로 많이 배달 일을 했다. 주로 일한 시간은 밤 10∼12시 사이였다.
LG전자는 CJ푸드빌이 운영하는 패밀리 레스토랑 빕스에 직접 국수를 만드는 ‘LG 클로이 셰프봇(CLOi Chefbot)’을 추가 도입한다. LG전자는 이번 주까지 빕스 광주 광천점, 안양 비산점, 인천 예술회관역점에 셰프봇을 도입할 예정이다. 지난해 말에는 빕스 등촌점에서 셰프봇을 처음 선보였던 LG전자와 CJ푸드빌은 음식을 나르는 LG 클로이 서브봇 도입을 검토 중이다.
요리로봇인 클로이 셰프봇은 국수를 만든다. 고객이 국수 코너에서 원하는 재료를 그릇에 담아 셰프봇에 건네면 셰프봇은 뜨거운 물에 국수 재료를 넣어 삶는다. 삶은 재료를 건져내 물기를 털고 다시 그릇에 담아 육수를 붓는다. 요리사의 움직임을 세밀히 연구 중인 LG전자는 모션제어 기술과 조리 순서에 따라 조리 기구를 사용하는 스마트 툴 체인저 기술 등을 이 로봇에 적용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