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렘데시비르, 회복 빨라”…긴급승인으로 치료에 곧 활용될 듯

입력 2020-04-30 06:36 수정 2020-04-30 09:28
렘데시비르, 초기 임상서 긍정적 결과
FDA, 긴급사용승인 계획
렘데시비르, 공식 승인 전 사용될 수 있어
트럼프도 “아주 빠른 승인 바란다”
사망률선 의미있는 결과 없어…부작용도 의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치료에 대한 초기 임상시험에서 좋은 결과를 낸 것으로 알려진 제약회사 길리어드사이언스의 렘데시비르가 유리병에 담겨져 있는 모습. AP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로 기대를 모은 에볼라 치료제 렘데시비르가 초기 임상시험에서 긍정적 결과를 보인 것으로 29일(현지시간) 알려졌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렘데시비르에 대한 긴급사용을 승인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긴급사용승인이 내려지면 공식 승인이 나기 전에 의사들이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렘데시비르를 사용할 수 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은 렘데시비르의 초기 임상시험 결과에 대해 “렘데시비르로 치료할 경우 회복 속도가 31% 빨라진다는 결과를 얻었다”면서 “매우 좋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제약회사 길리어드사이언스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NIAID가 렘데시비르를 상대로 실시한 코로나19 치료제 연구에서 긍정적 데이터가 나온 것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이 회사는 “NIAID가 브리핑을 통해 세부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된 렘데시비르는 현재 진행 중인 코로나19 치료제 중 임상 개발 단계가 가장 앞서 있는 것으로 평가돼 결과가 주목돼 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렘데시비르의 초기 임상시험 결과와 관련해 “분명히 긍정적”이며 “아주 긍정적인 일”이라고 반겼다.

동석한 파우치 소장은 렘데시비르의 초기 임상시험 결과에 대해 “31%는 100% 같진 않아 보이지만 아주 중요한 결과”라며 “이 바이러스를 치료제가 막을 수 있다는 게 입증된 것이고 (렘데시비르는) 표준치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우치 소장은 또 “데이터는 렘데시비르가 회복 시간을 단축하는 데 있어 분명하고 의미 있고 긍정적인 효과를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를 인용, FDA가 이르면 이날 렘데시비르에 대한 긴급사용승인을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취재진의 질의에 FDA가 아주 빨리 승인을 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미국을 포함해 전 세계 68개 지역의 1000여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에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 대규모로, 그리고 무작위로 진행된 첫 임상연구의 결과라고 WP는 보도했다.

그러나 파우치 소장은 사망률의 경우 렘데시비르를 투여한 입원환자가 8%, 그렇지 않은 입원환자가 11%를 보여 통계적으로 의미를 가질 정도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WP는 렘데시비르가 많은 이들이 기대해온 특효약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일부 환자를 위한 방안이 마련됐다는 기대를 키웠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환자들의 회복 속도가 빨라지고 입원 기간이 줄어들면 보건시스템의 부담이 줄어들고 경제 정상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정부와 기업에 자신감을 부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렘데시비르에 대한 기대감으로 뉴욕증시도 상승했다.

길리어드사이언스는 렘데시비르 생산량을 크게 늘려 5월 말까지 150만개가 생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환자 14만여명에게 투여할 수 있는 분량이다.

WP는 “이전의 시험 결과에 따르면 렘데시비르는 신장기능을 잃거나 혈압이 떨어지는 등의 심각한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면서 “이는 심각한 코로나19 환자에게서도 나타나는 증상이라 병 때문인지 약 때문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