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철 “김종인 임기보장 가능”…金 “다 지난 상황”

입력 2020-04-29 22:23
심재철 미래통합당 대표 권한대행이 29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도중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통합당이 4·15 총선 참패 이후 휘청거리는 당을 수습하지 못하고 갑론을박만 거듭하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총선 패배 책임을 져야 할 당 지도부가 즉각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심재철 당대표 권한대행은 29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후 상임전국위 개최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당내) 의견 수렴이 덜 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의견 수렴 방법을 묻는 기자들 질문엔 “전화로 듣고 있다”고 답했다. ‘김종인 비대위’ 임기를 보장하기 위한 당헌 개정 가능성에 대해선 “실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이날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과 전화통화를 했냐는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이에 앞서 통합당 최고위는 다음 달 초 상임전국위와 전국위를 다시 열어 당헌 개정을 추진하는 방안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미래통합당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이 29일 서울 종로구 자신의 사무실에서 나오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김 전 위원장은 통합당의 사분오열에 마음을 비운 것으로 보인다. 그는 비대위원장직 수락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 질문에 “다 지나간 상황”이라며 “관심이 없다고 하면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가 끝나면 일상으로 돌아간다고 했다. 나는 자연인”이라며 “더 이상 뭘 말하겠느냐”고 강조했다.

당 안팎에선 지도부 사퇴 요구가 비등하고 있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통합당 전신) 대표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참 끈질기고 집요한 ‘총선 폭망 지도부’”라며 “상임전국위와 전국위를 다시 열어 김종인 임기를 1년 더 연장하겠다고 우기는 것을 보면서 도대체 당을 어디까지 망가뜨리고 갈 심산인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날을 세웠다.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도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를 구원해줄 구원투수나 영웅을 기다리지 말자”며 “어떤 과정을 거치든 기본적으로 8월 전당대회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전 대표에 대해선 “당이 가장 어려울 때 당 지도부가 간절히 내민 손을 뿌리치고 당을 나가시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전신) 대표가 29일 대구 서문시장 상가연합회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낙선 청년 후보 등으로 구성된 통합당 청년 비대위는 국회에서 회의를 열고 당 지도부 사퇴를 촉구했다. 청년 비대위는 “제1야당인 통합당이 한 개인에게 무력하게 읍소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