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사망자 5000명 돌파…대통령은 “그래서 어쩌라고”

입력 2020-04-29 18:06
지난 28일(현지시간) 브라질 북서부 아마조나스주의 주도 마나우스의 한 공동묘지에 선 남녀가 코로나19 희생자 묘지 앞에서 슬픔에 잠겨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브라질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5000명을 넘어선 가운데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막말로 다시 한번 도마 위에 올랐다.

28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늘어나는 코로나19 사망자 수에 대한 질문을 받고 “그래서 어쩌라는 것인가. 유감이지만 내가 뭘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가”라고 되물었다. 평소 잦은 막말로 ‘브라질 트럼프’로 불리던 그는 이 발언으로 또 한번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될 것으로 보인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어 “나는 메시아(구세주)지만, 기적을 행할 수는 없다”고 항변했다. 그의 가운데 이름이 메시아를 뜻하는 ‘메시아스’이기에 덧붙인 발언으로 보인다.
미소를 보이는 자이르 보우소나루(오른쪽) 브라질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앞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TV·라디오 연설에서 코로나19를 감기의 한 종류로 표현하며 “언론이 패닉과 히스테리를 확산하고 있다”고 해 공분을 샀다. 숱한 논란을 일으켰던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조차 그에게 “많은 나라의 중환자실이 환자로 가득 차고 있는 현실을 보라”고 일침을 가했을 정도다.

국가 수장의 ‘나 몰라라 하는 태도’ 속에 브라질 국민들의 고통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날 브라질 보건부 집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망자는 전날보다 474명 많은 5017명으로 늘었다. 지난달 17일 첫 사망자가 보고된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인 동시에 중국(4643명)보다 많은 수치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