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포인트, 현금처럼 활용하는 방법 4가지

입력 2020-04-29 17:26

매년 국내에서 사라지는 신용카드 포인트는 1000억원에 달한다. 카드를 긁는 족족 고스란히 돈이 되어 내 지갑에 들어오면 좋겠지만, 따로 들여다보기란 귀찮은 일이다. 이마저도 대개 5년이 지나면 완전히 사라져 버린다.

지난해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카드포인트 현금화 실적’에 따르면 국내카드사의 소멸포인트가 2017년 1151억원, 2018년 1024억원이나 됐던 이유다. 카드사가 운영 중인 포인트몰에 들어가도 몇백, 몇천 포인트로 맘에 드는 상품을 찾기란 쉽지 않다.

카드정보 전문업체 카드고릴라가 1001명을 대상으로 ‘신용카드 포인트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를 조사한 결과 ‘사용법·사용처를 몰라서’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카드고릴라

지난해 10월부터 모든 카드사의 포인트를 1원부터 현금화할 수 있게 됐지만, 아직 ‘포인트=돈’이라는 인식도 크지 않다. 29일 카드정보 전문업체 카드고릴라가 1001명을 대상으로 ‘신용카드 포인트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를 조사한 결과 ‘사용법·사용처를 몰라서’라는 응답이 32.4%로 가장 많았다.

‘매월 적립되는 포인트를 확인하지 않아서’(26.1%)와 ‘포인트 사용 절차가 번거로워서’(22.2%)라는 이유가 뒤를 이었다. 80%가 넘은 이들이 ‘귀찮다’는 이유로 돈을 버리고 있는 셈이다.

한 푼이 아쉬운 시대, 커피 한 잔 값을 공짜로 벌 수 있는데 바보처럼 앉아 있을 수는 없다. 어렵지도 않다. 그저 따라하면 된다.

계좌정보 통합관리서비스인 ‘어카운트인포’ 에서 신용카드 포인트를 조회할 수 있다. 빨간 직사각형으로 표시된 부분을 누르면 쉽게 확인이 가능하다. 어카운트인포 앱 화면 캡처

우선 내가 가진 포인트가 얼마인지부터 봐야 한다. 금융결제원의 계좌정보 통합관리서비스인 ‘어카운트인포’ 앱을 깔자. 공인인증서나 지문 인증을 거치면 잔여포인트부터 소멸 예정 포인트, 소멸 예정 월을 바로 조회할 수 있다. 여신금융협회가 제공하는 ‘카드포인트 통합조회 서비스’ 홈페이지에서도 카드사별 포인트 명세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이렇게 확인한 포인트는 크게 4가지로 활용할 수 있다.

우선 현금으로 바꾸는 게 가장 쉽고 편하다. 카드사 홈페이지나 애플리케이션(앱), 카드 뒷면에 적힌 상담센터로 신청하면 1포인트부터 현금으로 바꿔 계좌로 입금받을 수 있다. 시중은행 계열 카드는 1만원 단위로 자동입출금기(ATM) 출금도 가능하다.

포인트를 카드사 연회비나 카드 사용 대금을 납부하는 데 쓸 수도 있다. 금융결제원의 ‘카드로텍스’ 홈페이지를 통하면 부가가치세·양도소득세 등 국세도 포인트로 납부할 수 있다. 포인트로 정치후원금을 기부하고 연말에 세액공제 혜택을 받는 것도 방법이다.

계좌정보 통합관리서비스인 ‘어카운트인포’ 에서 신용카드 포인트를 조회하는 모습. 어카운트인포 앱 화면 캡처

하지만 확인부터 사용까지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는 점은 여전히 포인트 활용을 꺼리는 주된 장애물이다. 다행히 금융당국은 오는 10월까지 카드포인트 통합조회서비스에 모든 포인트를 현금화해 지정한 계좌로 한방에 이체하는 기능을 탑재할 계획이다. 통합서비스가 조회를 넘어 현금화까지 나아가지 못한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포인트 통합 현금화’가 가능해지면 어떤 카드사가 더 많은 포인트를 쌓아주는지가 지금보다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어떤 카드를 쓰건 통합서비스에서 한방에 조회하고, 현금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날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카드사별로 일일이 포인트를 현금화해야 했던 불편을 해소하고 소진율을 높이기 위한 대책으로 포인트 사용률이 대폭 증가할 것으로 본다”며 “포인트를 누가 더 많이 쌓아주느냐가 고객 충성도를 높이는 요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