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하루 500만건 검사 가능”…보건당국 “절대 불가”

입력 2020-04-29 16:4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만간 하루 500만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할 수 있다고 자신해 빈축을 사고 있다. 실제 검사 숫자도 크게 못미치는 데다 주 정부는 장비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인데 혼자 낙관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CNBC 방송의 28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 500만건 양성검사가 가능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검사를 늘릴 예정인데, 금방이라도 그 이상을 해낼 수 있다”면서 “정확한 데이터는 아니지만 (최근 검사)숫자들을 보면 벌써 가까워졌다”고 확신했다.

CNBC는 “방역 전문가들과 정부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사회적 폐쇄를 해제하고 경제를 정상화하려면 전체 인구를 검사할 수 있는 능력이 필수적이라고 거듭 강조해왔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단계적으로 사회적 폐쇄를 해제하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데이터들을 분석하면 트럼프의 확신은 거짓에 가깝다.

미 시사지 디애틀랜틱이 운영하는 코로나19 추적 프로젝트(코비드트래킹)에 따르면 미국의 하루 최고 검사량은 22일의 31만4182건이며, 지금까지 미국 전역에서 실시한 코로나19 검사는 약 580만건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이 하루 500만건의 코로나19 양성검사를 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하지만 미 시사지 디애틀랜틱이 운영하는 코로나트레킹닷컴에 따르면 미국이 올해 실시한 모든 코로나19 검사 건수가 580만 건이다. 코로나트레킹닷컴 캡쳐

디애틀랜틱은 “4월 평균 검사 수는 15만7000건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미국 내 확진자 검사를 총괄하는 브렛 지로아르 보건부 차관보는 이날 주간 타임지와 인터뷰에서 “지구, 아니 다른 어떤 행성에서도 하루에 500만번의 테스트를 할 수 있는 방법은 절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과 일주일 전에 앤드류 쿠오모 뉴욕 주지사와 함께 “뉴욕 주에서 매일 4만명을 검사하도록 노력하자”고 합의했으며 당시 쿠오모 주지사는 “매우 공격적인 목표”라고 평가했다.

미국 50개 주에서 매일 4만 건을 검사한다면 하루 200만 건인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조만간 넘어선다고 약속한 500만 건에 훨씬 못미치는 결과”라고 CNBC는 정리했다.

쿠오모 등 지방정부 관계자들은 확진자 검사에 필요한 검사키트, 면봉 등 물자가 부족하다고 호소해왔다. CNBC는 주 정부들이 의료인력과 환자 등 불가피한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검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성훈 기자 tell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