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주말드라마 ‘한 번 다녀왔습니다’에서 양육비를 받는 가정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확산시켰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양육비 미지급 문제 해결을 위한 단체는 KBS 드라마팀에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 18일 방송된 ‘한 번 다녀왔습니다’에서는 극 중 송가희(오윤아)의 전남편 연인이 송가희에게 “(양육비를 받으면) 편하다. 집에서 놀고먹어도 따박따박 양육비 들어온다”며 “위자료도 있고. 은근 부럽다”고 말하는 장면이 담겼다.
또 송가희가 “내가 살게. 나 양육비 받잖아”라며 비싼 식사 비용을 지인들의 것까지 과시하듯 계산하는 장면, 그러면서 “모자라면 더 보내 달라 그러지 뭐. 그런 건 군소리 없이 잘 보내주거든”이라고 말하는 장면도 묘사됐다.
해당 드라마에서 송가희는 전남편에게 양육비를 받는 인물이다.
양육비해결총연합회(양해연)는 29일 “이혼한 한부모 중 약 80%가 양육비를 받지 못하고 양육비 미지급으로 고통받는 피해 아동이 100만명이 넘는다는 현실을 해당 드라마 측이 고려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양육비 미지급 문제가 심각하다”면서 “이런 사회 분위기에 반하는 문제 장면과 대사들은 올바른 인식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양육자들의 활동에 찬물을 끼얹는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앞서 28일 KBS 시청자권익센터에 ‘KBS 주말드라마 ‘한 번 다녀왔습니다’ 양육비 잘못된 인식 반영 사과하시길 바랍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을 올리기도 했다.
이 청원에서 양해연은 “양육비를 ▲집에서 놀고먹어도 따박따박 들어오는 돈 ▲전 배우자에게 쓰이는 돈 ▲모자라면 군소리 없이 더 받을 수 있는 돈으로 표현한 것, 그 양육비를 개인의 과시를 위해 쓰는 캐릭터는 현실을 잘못 짚어도 한참 잘못 짚은 설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작가는 현실과 전혀 무관한 공감을 짜내고 있고 양육비 미지급으로 고통받는 많은 한부모에게 모멸감을 줬다”며 “현재 양해연이 대외적으로 양육비는 아동의 생존권, 우리 어른들이 보호해야 하는 권리임을 주장하고 개선 활동을 이어가는 가운데 다수가 보는 공영방송에서 잘못된 인식을 심어줬다”고 사과를 요구했다.
이화랑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