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삼진아웃’ 강정호, 국내복귀 타진

입력 2020-04-29 16:13
2016년 9월 7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소속이던 강정호가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PNC 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경기에서 4회말 솔로 홈런을 터뜨리고 있다. AP뉴시스

음주운전과 성폭행 혐의 등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전 국가대표 유격수 강정호(33)가 국내 프로야구 복귀를 타진하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는 “강정호 측 법률대리인으로부터 지난 21일쯤 국내 복귀를 위한 상벌위원회 개최 요청을 받았다”고 29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과거 오승환과 임창용 등 해외원정도박으로 출전정지 징계를 받은 뒤 복귀했던 사례를 따졌을 때 비슷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면서 “이른 시일 내에 상벌위를 열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 유니콘스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한 강정호는 2014년까지 현 키움 히어로즈의 전신인 넥센 히어로즈에서 활약했다. 유격수로는 최초로 30홈런 100타점 고지를 밟았을 정도로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국가대표로도 2010년과 2014년 아시안게임을 2연패했다. 2014년엔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로 직행했다. KBO에서 MLB로 직행한 건 류현진에 이어 역대 두번째였다. MLB에 진출해서도 강정호는 한 차례 무릎 부상으로 수술을 거친 걸 빼면 꾸준한 활약을 했다.

그러나 2016년 12월 국내에 들어와 있던 중 음주운전 사고를 내면서 순식간에 경력이 곤두박질 쳤다. 앞서 두 차례 음주운전 사실까지 드러나 법원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 여파로 미국 취업비자를 받지 못해 이듬해 시즌을 날려보냈고 2018년 복귀했지만 부진 끝에 지난해 8월 방출됐다. 강정호는 음주운전 적발 전 미국 현지에 머무를 당시 성폭행 혐의로 조사를 받기도 했다. 미팅 어플을 통해 연락이 닿은 여성을 호텔로 데려와 성폭행 했다는 혐의였다. 결국 고소인인 백인 여성이 연락두절 돼 조사는 같은해 가을 중단됐다.

강정호는 MLB 진출 당시 자유계약(FA)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에 현재 임의탈퇴 신분이다. 징계 수위가 결정된 뒤에는 원칙상 원 소속팀인 키움으로 복귀해야 한다. 징계에는 ‘리그 명예실추’ 항목이 적용될 것으로 보이지만 사안의 중대함을 고려했을 때 징계 수위가 이전에 비해 상당한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