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미국을 위시한 서방 국가들이 중국 책임론을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반발도 날로 심해지고 있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후자오밍 대변인은 지난 2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살균제 인체 주입” 발언에 대한 트윗을 26일 남겼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 말이 맞다. 살균제는 바이러스를 죽이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살균제 수출국이다. 미국에 살균제가 떨어지는 걸 걱정하지 마라. 중국에서 수입하면 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실언을 조롱한 셈인데, 얼마 후 그는 재차 트윗을 올렸다. 후 대변인은 “대통령 말이 맞다. 어떤 사람은 정말로 살균제 주사가 필요하다. 아니면 적어도 살균제로 양치질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말할 때 바이러스나 거짓말, 증오를 퍼뜨리지 않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미국은 발끈했다. 27일 워싱턴포스트의 조시 로긴은 “이건 중국 공산당 대변인이 미국민에게 죽으라고 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아시아소사이어티 선임 연구원인 아이작 스톤 피시도 “중국 공산당 대변인의 매우 공격적이고 폭력적인 발언”이라고 트윗에 적었다.
이에 중국 환구시보는 “이성 있는 미국인은 후자오밍의 트윗을 서방에서 자주 쓰는 풍자나 조롱 정도로 여기는 데 미국 내 반중 세력이 이를 침소봉대하고 있다”며 후 대변인을 두둔하고 나섰다.
후 대변인은 “나는 그 어떤 사람한테도 죽으라고 말하지 않았다. 내 글에서 ‘미국인’이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면서 “‘살균제 주입’은 내가 시작한 말도 아니지 않나”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재차 조롱한 것이다.
얼마 전 환구시보의 편집인 후시진은 중국 당국이 우한의 사망자 수를 50% 늘려 수정했을 때 트럼프 대통령이 “두 배로 늘었다”고 한 말을 두고 “어릴 적 산수도 잘 배우지 못했나”라며 조롱하기도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