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때문에 ‘무관객 영화제’로 열린다. 관객이 모이는 개막식 등의 행사는 전면 취소되고, 사실상 명맥을 이어가는 행사만 치러진다.
(재)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다음 달 28일 개막할 예정인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를 대폭 축소해 진행하기로 결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영화제는 국제·한국·한국단편 경쟁작에 한해 각 부문 심사위원과 상영작 감독 등의 최소 인원만 참석한 채 무관객으로 진행한다.
국제경쟁작을 심사할 때 작품과 제작배경에 대한 설명 등은 감독과 온라인 TV를 통해 이뤄질 예정이다. 영화제 기간 제작사와 감독의 허락을 구한 작품은 온라인으로 상영하기로 했다.
개막식과 폐회식 등 관객이 참여하는 행사와 상영은 모두 취소됐다.
올해 영화제는 다음달 28일부터 6월6일까지 전주 영화의 거리와 팔복동 팔복예술공장에서 열린다. 당초 이달 30일 개최될 예정이지만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일정이 한 달여 늦춰졌다. 상영작도 당초 200편이 넘었으나 경쟁부분 30~40편으로 축소됐다.
조직위원회와 전주시는 그동안 안전한 영화제를 치르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고심해왔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장기화하고 세계보건기구(WHO)가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을 선언하면서 해외 게스트 초청은 사실상 불가능해 졌다. 발권도 어렵고 오더라도 2주간 격리해야 해서 전면 취소가 결정됐다.
상영작 발표를 비롯해 해외 게스트가 참석하는 관객과의 대화, 대담 및 토크 프로그램 등은 온라인으로 전환키로 했다.
이준동 집행위원장은 “5월 연휴를 맞아 방역 당국이 초긴장 상태에 있는 만큼 우리 영화제도 국민의 안전에 부담을 주지 않는 최선의 방법을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 집행위원장은 “그러나 동시대 영화예술의 대안적 흐름을 주도하는 영화와 영화인들을 발굴, 지원하는 전주국제영화제의 역할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판단 아래, 전주프로젝트마켓을 비롯한 창작 지원 프로그램은 전과 다름없이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전주시 관계자는 “향후 코로나19 사태가 충분히 안정되면 영화제 집행위원회와 숙의 과정을 거쳐 올해 주요 초청 작품을 관객들 앞에 소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적극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