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탓에 올해 레이스가 줄줄이 취소된 포뮬라1(F1)이 7월 시즌을 재개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최근 잇따른 대회 취소로 상당수 팀이 재정 위기에 처했다는 설이 들리는 터라 어떻게든 상황을 타개해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체이스 케리 F1 회장은 27일(현지시간) 성명을 내 “유럽 지역에서 7~9월 동안 레이싱 대회를 진행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이중 첫 번째로 7월 3~5일에 오스트리아에서 대회를 열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후 9~11월 아시아와 미 대륙을 거쳐 12월 중동 지역에서 일정을 마무리하기까지 총 15~18개 대회를 치르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발표는 6월 프랑스에서 예정됐던 프랑스 그랑프리가 코로나19로 취소된 직후 이뤄졌다. 올해가 89회째였던 프랑스 그랑프리는 2008년을 마지막으로 사라졌다가 10년 만인 2018년 부활했지만 2년 만에 취소 사태를 맞은 꼴이 됐다. F1 사무국으로서는 일정 계획을 빠르게 발표함으로써 업계 전반에 드리운 불안감을 해소할 필요가 있었다.
대회 일정이 미뤄지면서 F1 구단들의 재정난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지난 8일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F1사무국은 다음달 중 직원 절반을 임시 해고조치하고 고위 임원들도 급여를 삭감할 계획이다. 당초 올해 계획된 F1 대회는 총 22개였지만 이미 이들 중에서 10개가 취소·연기됐다.
일본 스포츠매체 스포티바에 따르면 F1에서는 현재 2개 팀이 당장 해체 위기에 처해 있다. 일단 전통의 강호로 분류되는 영국의 윌리엄스와 미국의 하스가 가장 심각하다. 이 매체는 2021년부터 애스턴마틴으로 팀명이 바뀔 예정인 레이싱포인트, 스포츠드링크 업체 레드불이 운영해온 알파타우리 역시 모기업의 수익 부진으로 장래가 좋지 못하다고 분석했다.
올 시즌 위기가 심화될 경우 F1을 대표하는 선수들의 거취도 불투명해진다. 6회 세계대회 우승 경력의 루이스 해밀턴(메르세데스-AMG 페트로나스)과 4회 우승 경력의 세바스티안 베텔(스쿠데리아 페라리)은 올해 계약 만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