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금리 또 사상 최저… “저축은행 등 고금리 대출은 늘어”

입력 2020-04-29 14:10

가계대출 금리가 2개월 연속 사상 최저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달 예금·대출금리는 모두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96년 1월 이후 가장 낮았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지난달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를 보면 이 기간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가계대출 금리는 전달보다 0.02% 포인트 내린 2.88%로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달 16일 기준금리를 0.5% 포인트 인하한 것을 감안하면 가계대출 금리 하락폭은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다. 가계대출 중 금리가 높은 일반신용대출 취급 비중이 높아진 탓이다. 일반신용대출은 2월 3.70%에서 지난달 3.49%로 0.21% 포인트 내렸다.

가계대출에서 비중이 가장 큰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는 2.48%로 다시 0.04% 포인트 하락했다. 이 금리는 사상 최저 수준이던 지난해 12월 2.45%에서 올해 2월 2.52%로 올랐었다.


기업대출 금리는 가계대출보다 큰 폭인 0.25% 포인트 떨어진 2.72%로 역시 사상 최저까지 내려갔다. 기업대출 금리는 대기업 중소기업을 가리지 않고 0.2% 포인트 이상 내리며 모두 사상 최저를 보였다.

기업대출금리 급락은 단기지표금리 하락과 저금리 정책자금 대출 확대 등의 영향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양도성예금증서(CD) 90일물 금리는 같은 기간 1.42%에서 1.23%로 0.19% 포인트 떨어졌다. AAA 등급 기준 은행채 6개월물 금리는 1.31%에서 1.15%로 0.16% 포인트 내렸다.

금융기관별 대출금리는 신협과 상호금융이 각각 0.03% 포인트, 0.01% 포인트 하락한 반면 상호저축은행과 새마을금고는 각각 0.1% 포인트, 0.04% 포인트 올랐다. 한은은 “상대적으로 고금리인 대출, 그러니까 상호저축은행의 가계대출과 새마을금고의 신용대출 취급 비중이 확대돼 금리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상호저축은행의 신규 가계대출 가중평균금리는 전달보다 0.67% 포인트 내린 14.67%였다.

가계·기업대출 금리 동반 하락과 함께 지난달 전체 대출금리는 0.17% 포인트 내린 2.91%로 통계 작성 이래 최저였다.

저축성수신금리는 기준금리 인하 등의 영향으로 0.16% 포인트 내리며 사장 최저인 1.27%를 기록했다. 순수저축성예금이 정기 예·적금을 중심으로, 시장형금융상품이 금융채·환매조건부채권(RP)를 중심으로 각각 0.16% 포인트 하락한 영향이다. 순수저축석예금(1.27%)과 시장형금융상품(1.30%) 금리 모두 사상 최저다.

대출금리와 저축성수신금리 차이(예대금리차)는 1.64% 포인트로 전달보다 0.01% 포인트 축소됐다. 이전 최소폭은 지난해 12월의 1.62% 포인트였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